지난주 일요일이였습니다.  남들은 벚꽃놀이다 뭐다 들뜬 분위기에 어디가도 차가 꽉꽉 막혀 운전하기 힘든 날이였죠..

 

천안으로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 회사차를 끌고 고속도로 올라온 순간 막힌 차로인해 우회도로를 선택 하고

 

국도를 타고 송탄쯤 막 지났을때 였습니다.

 

국도도 차가 많이 막혀있는 상황이라 신호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있었고 대기중이였던 곳은 내리막 경사가 있는 고가도로 위...

 

갑자기 쿵 하는 충격과 함께 뒷차가 와서 회사차를 때리 박았네요....

 

 

 

뒷차는.... 티코..... 80세 노인분이 운전 하던 차량이였습니다.

 

사고 발생 당시 핸들을 왼손으로 잡고 대기중이여서 사고 충격으로 어깨가 찌릿하더군요

 

사고는 많이 당해보지 않아서 일단 내려 현상황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차에 내렸는데 뒷차에 계신 노인분은 내릴 기미가 보이질 않터군요

 

그래서 제가

 

"할아버지 사고나셨는데 내려보셔야죠"

 

라고 말했더니

 

"사고가 났다고? 무슨사고? 내차가 급정거 해서 슨거야!"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단 내리셔서 차 사고나셨으니 확인 하시라고 다시 한번 말했는데도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셔서

 

재차 말씀드렸더니 그제서야 내리시더군요

 

그러곤 차를 보시더니 별거 아닌거 같은데 그냥가지? 라고.....

 

 

 

 한순간 어이상실....

 

대꾸하기 싫어서 전 사진을 찍을테니 차량 확인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고 차 앞으로 살짝 빼고 차량 상태를 확인 하는데...

 

 

 

저 빨간 원 표시부분이... 범퍼랑 범퍼가 부딪쳐서 나온 자국이 아니고... 뒷차 보닛에 찍힌 자국이더군요....앞차의 범퍼가 다 들어가고 보닛으로

 

찍은 사고인데 사고난지도 모르시고... 대충 그냥 가라는 말을 들으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고 차량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이트는 충격으로 꺾여 들어가고 보닛엔 제 범퍼와 부딪친 흔적 그리고 미등도 파손되는 사고였습니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괜찮은거 같은데 왜 그러냐고 그냥가라고 ....

 

일단은 제가 출장을 급하게 나가는길이라 빨리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여서 할아버님 연락처 받고 얼른 사고처리 부탁 한다고 말씀드리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러다 가는도중에 자꾸 어깨쪽 통증이 와서 이상이 있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봐야 할꺼 같아 병원에 들러 엑스레이를 찍었죠

 

병원에서는 사고처리 접수번호가 나와야 병원비를 계산할수 있고 아니면 사비로 먼저 하라 해서 사비로 처리 하겠다고 하고

 

할아버님께 전화드려서 어깨쪽 통증이 있어 병원에서 간단히 진료만 받겠다. 라고 말씀드리고 빠른 사고접수 부탁 드렸구요

 

그리고 엑스레이 몇장 찍고 병원에서 별 이상 없고 잠깐 놀랜거 같다 물리치료를 받고 가라 하시길래 출장중이라 급하게 가야 한다고 약처방만 받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에 완전 멘붕 !

 

할아버님이 제가 병원 갔다고 하니 경찰서를 가야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시더군요 ㅋㅋ

 

니가 아파서 병원간다 했으니 이건 인사사고다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 경찰서를 갈꺼다

 

니가 그쪽으로 올래? 아님 그냥 경찰서 안가고 처리 할래?

 

한마디로 사고나서 제가 들어누울놈으로 보셨나보더군요 ㅋㅋ

 

남들은 벚꽃 구경 간다고 하는 일요일 한낮에 교통사고에 경찰서까지 가야겠다 협박 받으니 완전 열터져서

 

그러세요 어디 경찰서로 가실건지 가셔서 연락 주세요

 

라고 말씀 드리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할아버님께서 전화오시더니 어디경찰서다 일루 와라 해서 가게 되었고

 

거기 경찰도 정말 어이없어 하더군요 ㅋㅋㅋ

 

할아버님 사건 경위는 대략 이렇습니다.

 

자신은 운전을 하고 있었고 교통 위반을 한적이 없다.  운전중에 조수석에 둔 약수물이 넘어져서 줏으려 했을뿐인데 이게 왜 사고냐

 

교통위반도 안했고 자긴 잘못한거 없는데 저놈은 병원을 갔다더라 ... 그리고 차 사고도 살짝 난거다 아주 살짝.....

 

이래 얘기해놓구 계셨더라구요 ㅋㅋㅋ

 

경찰이 제가 가서 사건 경위 얘기하고 서로 차량 확인 한 후에야 할아버님한테 말씀하더군요

 

할아버님이 가해자 맞고 사고도 살짝 난 정도 아니고 병원 다녀올만 했다.  지금 인사 접수하면 할아버님 벌점 벌금 무는데 어칼거냐?

 

그랬더니 바로 꼬리 내리시고 보험접수....

 

접수 하고도 보험회사에 사고 경위를 이상하게 말해서 자꾸 확인전화 오게 만들고...

 

넘 힘든 주말을 보냈었네요...

 

사고가 딱 두번째인데 전부 뒷차가 받았었거든요

 

첫 사고도 신호대기중에 제 차를 들이받는 사고였는데

 

그때도 출장 끝나고 구미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중에 구미에서 사고나서 사고도 경미하고 해서 그냥 보내드렸었는데

 

이번건은... 차마 그냥 보내드리기 힘들더군요 차량도 제차가 아니고 회사차라...

 

주저리 주저리 말이 넘 많았네요...

 

다들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대략 답없는 분 만나지 마시구용

 

사고처리는 회사에서 차 범버 교체하고 제 병원비로 20만원 나왔네요

 

20만원 나온걸로 맛난거 사먹어야겠어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