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가치를 단순히 돈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3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들이고 발매 직후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게임은 지금까지도 찾아볼 수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그 게임의 주인공은 바로 락스타 게임즈의 오픈 월드 게임 GTA 5입니다. 비디오 게임에 오픈 월드 스타일이라는 장르의 인기를 본격적으로 점화했으며, 범죄와 폭력, 성적인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는 선정적인 게임의 대명사 GTA 시리즈의 최신작 GTA 5가 지난 9월 17일 국내에도 무사히(!)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약 반 년의 연기 끝에 드디어 발매된 GTA 5 |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길었을 시간. |
처음 GTA 5가 한글판으로 출시된다는 뉴스가 발표되자 그 반응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PC 버전 유저 패치나 모바일 버전으로는 자막 한글화가 되긴 했지만 거치형 게임기로는 최초로 공식 한글화가 이루어졌고, 전 세계 동시 발매 형태로 출시되는 것도 GTA 5가 처음이었으니까요. 환희하는 유저들, 그 유저들로 인해 치솟는 실시간 검색어, 그리고 GTA 5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뜨자 GTA가 무슨 약자인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로 연관 검색 클릭 수 올려보려는 일부 매체들까지 온종일 GTA 5가 대한민국 인터넷을 지배한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어쨌든 GTA 5는 PS3와 Xbox 360으로 무사히 국내에 정식 발매되면서 게임을 즐겨하는 유저들 외에 게임에서 다소 멀어졌던 성인 남성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고, PS3와 Xbox 360 하드웨어 물량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900만 장이 넘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현세대 하드웨어의 황혼기를 멋지게 장식하는 타이틀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서, 그리고 지금까지 발매되었던 수많은 오픈 월드 게임과 비교해서 많은 부분이 발전했고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보여줄 수 있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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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계약해서 차도둑이 되어줘! |
적지 않은 매체에서 그 폭력성과 선정성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GTA 5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그 거대한 스케일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실제 면적은 락스타 게임즈의 2010년 작품 레드 데드 리뎀션의 약 3.5배에 달하며, 바닷속 지형까지 계산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PS2로 발매된 바 있는 GTA 산 아드레스와 현세대용 타이틀인 GTA 4, 레드 데드 리뎀션 세 작품의 모든 지역을 합친 것보다 넓은 지역이 실제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GTA 시리즈 중 최고가 아니라 지금까지 거치형 게임기로 개발된 게임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플레이어가 GTA 5에서 보고 갈 수 있는 곳은 무척 광대합니다.
그리고 락스타 게임즈는 이렇게 넓은 맵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GTA 5의 세계는 거대하지만, 매우 세밀하게 조형되어 있습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하늘에서 내려다본 환경은 그야말로 경이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모습이며, 대지 위에 섰을 때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산짐승에서부터 자그마한 벌레들까지 빼곡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들이 유저들 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총격전이 지나가고 난 다음에는 캐릭터의 몸에 그 흔적이 남으며, 끔찍한 이야기지만 차를 타고 가다 사람을 밟고 가면 도로 위에는 핏빛 타이어 자국이 생기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곳에 갈 수 있다. |
자, 어디로 가볼까…. |
로스 산토스는 광대하거든. |
탑 뷰 방식의 그래픽이었던 시리즈 초창기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GTA 3에 이어 PS3와 Xbox 360로 제작된 GTA 4까지 GTA 시리즈는 차근차근 비주얼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과 맥스 페인 3 역시 GTA 5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등장한 락스타 게임즈의 작품들입니다. 이제 GTA 5는 스케일과 자유도에 이어 사실적인 그래픽 표현까지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플레이해보면 현세대 하드웨어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그런 감상보다는 어떻게 이런 그래픽을 구현해냈을까 감탄하는 부분이 압도적으로 많은 작품입니다.
GTA 4에서의 부연 느낌을 걷어낸 선명한 모습과 제법 부드러운 프레임 유지는 기나긴 개발 일정과 발매일 연기에 대한 대답이기도 합니다. 한 화면에 다량의 오브젝트가 등장하면 그 부드러움은 많이 줄어들지만 플레이에 심각하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비록 게임이긴 하지만 몰입감과 설득력을 부여해주는 것도 매우 현실적인 모습으로 꾸며진 그래픽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태 그대로도 GTA 5의 그래픽은 뛰어나지만 PC 버전, 혹은 PS4/Xbox ONE용 FHD 에디션이 나온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되기도 합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개발사의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세대 하드웨어의 한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쉬울 정도로 GTA 5의 시각적인 요소는 현세대의 하드웨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매우 방대하면서도 그 거대한 공간을 허술하게 채워놓은 형태가 아니며, 끊임없이 유저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밤낮의 변화와 날씨 시스템이 적용되는 GTA 5 월드는 시간과 탈것만 확보할 수 있다면 큰 제한 없이 유저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로이 거닐 수 있습니다.
비 오니까 소시지[sɔ:sɪdƷ]빵 먹고 싶다. |
휴대폰을 조작하면 실제 휴대폰 화면도 바뀌는 걸 보고 놀랐지요. |
캐릭터들의 외모 표현과 움직임 또한 이전 시리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으로 변했습니다. 리얼하게 번지는 핏자국과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적지 않은 전투 상황을 더욱 박력 넘치게 연출해주는 요소입니다. 많은 부분이 전작에 비교해서 발전했지만, 특히 근접 전투와 총격전 같은 전투 시스템과 연출이 더욱 본격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미션 도중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시점이 아니라 드라마틱 시점으로 전환해서 마치 이벤트 영상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화면을 바꿔가며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TV를 보면서 술을 마시거나 여러 물건을 건드려 보고 구입하는 등의 상호 작용 시스템은 이전 시리즈에 비해 더욱 확대되어서 소소하면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각적인 부분 외에도 진동 기능을 이용한 정보의 전달이었습니다. 험하게 자동차를 몰다 보면 점차 대미지가 쌓이고 힘겹게 도로 위를 달리다가 끝내는 타이어가 터지는 과정을 도로 위에 스키드 마크가 생기고 결국 펑크가 나서 휠로 인해 불꽃이 이는 시각적인 연출과 함께 진동을 통해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에 맞게 그럴싸한 진동 효과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제법 자연스러워진 근접 격투 연출. |
플레이 도중 버튼을 누르면 좀 더 극적인 화면 연출이 나온다. |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기 위한 탈것과 전투를 도와줄 무기류 역시 시리즈 최다를 자랑합니다. 게임 제목에 어울리게 도로 위를 달리고 있거나 주차된 차량을 훔쳐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며, 돈이 들긴 해도 편하게 택시를 불러서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다소 어렵긴 해도(특히 헬기, 헬기, 헬기) 하늘과 물속을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탈것을 조작할 수도 있으며 이를 이용한 미션도 적잖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각종 탈것과 무기류는 다양한 형태의 개조가 가능하며, 이를 다루는 조작감 역시 이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유저 친화적입니다.
타고 다닐 것도 많고 쏴댈 것도 많지요. 개인적으로 헬기는 진짜 싫지만. |
남의 자동차만 훔쳐 탈 수 있나. |
바쁠 땐 택시도 타고. |
국민 사촌 니코가 홀로 고군분투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게 됩니다. 이들 주인공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파트 별로 구분되어서 따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유저가 원하면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전환 역시 오픈 월드 게임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기 때문에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전혀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두 캐릭터 사이에 사건이 겹치면서 인연이 생기고, 세 캐릭터가 만났을 때 본격적인 GTA 5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매거진G] 마이클은 어떻게 다시 강도가 되었나. |
왜긴요. 자기 성질 못 이겨서죠. ^오^ |
친척에게 구박받아가며 살아가던 그나마 정상인 프랭클린. |
주변에도 뭐 하나 제대로 된 녀석들이 없는 우울한 상황. |
'자유로운 영혼'의 이음동의어, 트레버. |
캐릭터 전환을 할 때마다 어떤 꼴로 등장할지 기대되는 녀석. |
미션 플레이 도중이 아닐 때는 지명 수배 상황만 아니라면 자유롭게 원하는 캐릭터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캐릭터가 바뀔 때는 해당 캐릭터의 상황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등장 연출을 보는 것 또한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미션 수행 중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동료 캐릭터로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총격전 상황일 때는 저격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캐릭터로 전환해서 동료를 도와줄 수 있으며, 때로는 극적인 연출을 위해 자동으로 캐릭터가 바뀌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짐승의 시점이 되어서 미션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마이클, 프랭클린, 트레버 세 명의 캐릭터가 확연히 구분되어 따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는데다 스토리 미션 진행 상황에 따라 플레이 가능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1인 주인공 체제보다 확실히 풍성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캐릭터를 교체하는 잠깐의 로딩 연출 동안 다음 캐릭터는 어떤 상황으로 유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미션이 진행될지 더욱 다채로운 상황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만큼 싱글 플레이 모드의 몰입감과 다양성을 강화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캐릭터를. 바꾸고. 싶어졌다. |
뚱. 뚱. 뚱. |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벤트나 미션 수행 등이 다수 존재한다. |
세 명의 주인공은 그냥 생긴 것만 다른 게 아니라 캐릭터의 설정에 따라 지구력, 힘, 사격, 비행, 운전, 폐활량, 잠행 등으로 구분되어 있는 능력치 또한 달리 설정되어 있습니다. 한때 공군 조종사였던 트레버는 초반부터 비행 능력치가 높으며, 다른 캐릭터들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비행 학교에서 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각종 자잘한 미션이나 미니 게임, 스토리 진행을 통해 이들 능력이 어디에 활용되고 또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해당 능력치를 높일 수 있는지 유저들에게 가르쳐주며,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바꿔가며 골고루 플레이하도록 유도합니다.
기본 플레이어 능력치 외에도 각기 다른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번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은 총격전 중에 시간을 느리게 만들어서 정밀하고 빠르게 총을 쏠 수 있으며, 프랭클린은 운전 도중 순간적으로 시간을 느리게 만들어서 안정적으로 급회전하거나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식으로 사고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트레버는 근접 전투 중 상대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더욱 강한 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이들 특수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수월한 미션 클리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죽어라, 하쿠론. |
자동차가 한계를 만날 때, 프랭클린의 능력은 시작된다. |
취향에 맞는 복장으로 자유롭게 플레이하자. |
프랭클린이 머리 손질을 한 후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미션 플레이 외에도 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되고 이벤트 연출이 흐를 때도 스토리 진행에 따라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주체가 바뀌면서 조작 캐릭터가 바뀌기도 합니다. 매우 강한 개성을 가진 이들 세 명의 조잡하면서도 위험한 모임은 여러 등장 인물들의 등장과 개입으로 점점 복잡해지면서 규모가 불어나고, 이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게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상적인 부분 없이 범죄로 가득 찬 이야기 진행에 등장 캐릭터들 또한 도무지 정상적인 캐릭터들을 찾아볼 수 없으며, 욕설과 비방이 섞이지 않은 대사를 찾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게임과 관련해서 내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몇 부분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연출이 등장하기도 하고, 시종일관 등장하는 다양한 욕설과 패륜적 행동 및 대사는 거의 정제되지 않은 채로 한글 자막을 통해 전달됩니다. 좋게 표현하면 원작의 게임성을 훼손하지 않고 양국 언어의 묘미를 잘 살려낸 찰진 현지화겠지만 유저의 성향에 따라 굉장히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바른 생활 사나이들의 뜨거운 우정을 다룬 몹시 건전한 게임이라 생각하고 GTA 5를 구입한 성인 게이머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죽은 줄 알았던 마이클, 로스 산토스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 |
이 친구야, 롱 타임 노 씨!!! |
살벌한 세계관이지만 훈훈한 가족 간의 화합도 GTA 5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
일반적인 오픈 월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GTA 5에는 다양한 미션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는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미션이 있는가 하면 곁들이로 등장하는 미션도 존재합니다. 거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 자잘한 미션이 플레이어의 도움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파파라치와 협력해서 유명 인사의 합체 영상을 찍기도 하고 글로 그대로 적으면 위험할 듯한 불법 거래에 손을 대기도 합니다. 각 미션은 성공 여부 외에도 몇몇 세부 조건이 따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미션에 성공하더라도 해당 조건의 클리어 여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달라집니다.
오픈 월드 게임은 결국 어느 정도 미션의 성격이 비슷비슷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제작사 측은 미션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있으며, 돌발 미션 또한 다수 준비해두었습니다. 각종 미니 게임과 부동산, 주식, 익스트림 스포츠 등과 관련 있는 미션도 존재하며, 미션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코믹하게 연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화려한 연출을 바탕으로 땅과 하늘, 바닷속까지 넘나드는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진부한 플레이에서 벗어나게끔 합니다. 이 와중에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대사와 성우들의 멋진 연기는 GTA 5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내 딸은 내가 지킨다. |
파파라치를 도와서 엄한 사진이나 흐뭇한 영상을 찍자. |
육지는 물론 하늘과 물속에서도 이어지는 각종 미션들. |
세부 조건 달성에 따라 성공 보상이 달라진다. |
미션 자체의 난이도는 그리 빡빡한 편이 아니지만 각종 세부 조건을 얼마나 달성하느냐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달라집니다. 화면 왼쪽 하단에 표시된 맵에는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루트를 표시해주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하고 착하게 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션에 따라 시간이 더 소요되기도 하며, 때로는 맵에 표시된 방식으로 가면 무조건 경찰의 지명 수배에 걸리기 때문에 우회해서 가야지만 무사히 클리어할 수 있는 미션도 존재합니다. 그 외에 액션에 약한 유저들을 위해 일정 횟수 이상 실패하면 제대로 된 보상은 못 받는 대신 해당 구간을 건너뛸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합니다.
별의별 이유로 죽을 때마다 위기탈출 넘버원이 생각나요. |
몇 번 실패하다 보면 스킵이 가능해진다. |
바로 시작해서 이내 클리어할 수 있는 일반적인 미션과 달리 습격 미션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준비에도 시간이 걸리는 대형 미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습격 미션에 앞서 접근 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그 선택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사전 미션도 달라지고 플레이 방식도 달라집니다. 초반에는 비교적 짧고 간단한 준비로도 충분하지만 후반부로 이어질수록 더욱 위험하고 까다로운 미션을 연이어 클리어해야 합니다. 때로는 경찰차나 소방차를 훔치기도 하며, 이러한 준비 과정은 일반 미션과도 연동되어서 유저들로 하여금 다양한 선택을 하게끔 유도합니다.
세 명의 주인공 외에도 습격 미션을 현장이나 본거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뒷받침해줄 동료들도 고용해야 하며, 임무를 끝낸 후에는 이들에게 사전에 약속한 몫을 내줘야 합니다. 따로 고용한 동료는 계속 미션에 참가시키면 그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지만 미션 도중 목숨을 잃게 되면 그 캐릭터는 그대로 사라지게 됩니다. 돈이 아깝다면 상대적으로 실력이 모자란 동료를 고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접근 방법의 선택에서부터 동료 선택과 연이은 준비 과정, 실제 범죄 실행에까지 유저들로 하여금 수많은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도 GTA 5의 높은 자유도 중 일부입니다.
일반 미션은 스토리 진행 그 자체와 큰 관련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습격 미션은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하나의 축이라 할 수 있으며, 거대한 규모답게 미션 플레이 도중 대형 총격전 역시 적지 않게 등장하기도 합니다. GTA 5에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만큼 일반 미션에 비해 블록 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이 자주 등장합니다. 솔직히 준비 과정이 기대한 것보다는 단순한 편이고 때로는 범죄 스케일에 비해 너무 안일하게 사전 준비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평범한 미션 클리어 시스템에서 벗어난 신선한 시도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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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 미션에 앞서 도주 차량을 훔치고 각종 정보를 캐내고 공청회를 여는 등 여러 준비 미션을 클리어해야 한다. |
신호등을 해킹해서 적의 추격을 뿌리치기도. |
바깥은 혼자 돌아다니기엔 위험하단다! 이 아이들 중 하나를 데려가렴. |
앞서 언급했듯 전투 시스템이 이전 시리즈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는데, 휠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싶은 무기를 빠르게 선택할 수 있으며 전용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게임답게 자동 조준 및 빠른 목표 선택이 가능합니다. 공격하는 적이 죽으면 순간적인 화면 연출과 함께 X 표시가 떠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기를 꺼낸 상태에서 뛰면서 공격하거나 전투 도중 재빠른 구르기 동작이 가능하며 엄폐 동작 또한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한 번 입수한 무기는 죽거나 잡히더라도 소지한 탄환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난이도를 다소 낮춰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거의 모든 버튼을 사용하는데다 버튼을 짧게 누르거나 길게 누르는 것까지 따로 구분하기 때문에 조작 체계는 다소 복잡한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위급한 상황이나 프랭클린으로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이동할 때 특수 능력(L3+R3)을 사용하려다 조작 실수로 미션을 망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도보로 이동하면서 위로 올라가거나 장애물을 넘어가려고 할 때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웃긴 포즈로 점프해서 온몸이 구겨지는 것은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니었지만, 뛰어가고 있을 때 전화 오는 걸 종종 날려버리던 것은 은근히 성가신 부분이었습니다.
몇몇 부분에서 편리한 휠 시스템을 지원한다. |
으앙 민망함. |
다들 아시다시피 GTA 5는 매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이며, 설마 이 부분까지는 건드리지 않겠지 하는 부분마다 꼬박꼬박 수위를 넘는 연출을 보여주며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PS3와 Xbox 360를 가지고 있는 성인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아낌없이 풀어주는 선물이라 표현해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입니다. 보통 약 빤 게임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지만 GTA 5에서는 실제로 약을 빠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수상한 무언가를 입에 물고 맛있게 빨더니 외계인도 보고 하늘로 승천하기도 하고 맛 품평까지 하지요.
물론 GTA 5보다 더 강한 장면을 보여주는 비디오 게임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절대적인 수위도 그에 비하면 그나마 낮은 편(!)이지만, GTA 5는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노출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오히려 그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과장된 연출이 아니라 덤덤한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다 보니 게임 속의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럴듯한 느낌으로 더욱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같은 등급을 받은 다른 게임들도 적당한 수준에서 은근슬쩍 카메라 앵글을 바꾸거나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 전환하는 데 반해서 천연덕스럽게 다 보여준다고 할까요.
거리낌 없이 사탕을 빠는 연출이 여러 번 등장한다. |
사탕 빨고 운전하면 당분이 올라와서 화면이 울렁거려요. |
모 유명 FPS 게임은 슬쩍 스킵한 그 고문 장면을 직접 해볼 수 있다. |
빵끗. |
각종 시각적인 요소와 디테일한 콘텐츠는 게임의 재미나 완성도를 떠나서 어떻게 이런 요소까지 전부 만들어뒀을까 하는 경외심마저 들 정도입니다. 때로는 참으로 하찮게 생각되는 부분도 있고 선정적인 부분일 수도 있으며 게임 진행에 깊숙이 관여한 부부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요소가 거의 100%에 가깝게 한글화가 이루어진 것은 영어에 약한 성인 게이머에겐 축복에 가깝습니다. 얘네들은 서로 욕 없이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숙명이구나 확신하게끔 까끌까끌한 텍스트가 화면 아래를 도배하며, 정말 방대한 분량의 대사가 등장합니다.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 차를 타고 먼 길을 갈 때는 어김 없이 캐릭터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게임에서 다루지 못했던 옛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깨알 같은 사실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하며, 게임과는 정말 상관없는 순도 100%의 잡담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미션 실패로 특정 파트를 여러 번 플레이할 때는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조금씩 다른 내용과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는 등, 굳이 이런 부분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 대사는 전부 자막 한글화 처리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패륜 대사를 자랑하는 녀석. 명치 쎄게 때리고 싶다. |
솔직히 처음엔 "엌ㅋㅋ 폰트" 이랬는데 하다 보니 귀엽게 느껴지네요. |
개발사의 주장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GTA 5는 싱글 플레이 모드 하나로 완성된 형태입니다. 락스타 게임즈는 GTA 5라는 게임 안에 싱글 플레이 모드와 함께 추가로 온라인 모드를 넣었다기보다는, GTA 5와 GTA 온라인 두 개의 카테고리가 엄연히 구분되어 있는 개념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GTA 온라인에서 유저들은 플레이 캐릭터가 정해져 있는 GTA 5와는 달리 취향에 맞게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어서 또 하나의 삶을 GTA 온라인 안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는 GTA 5의 거의 모든 콘텐츠와 동일한 수준입니다.
GTA 온라인에서 플레이어들은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대립하기도 하고 레이스를 펼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각종 범죄를 저지르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GTA 5에서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각종 커스터마이즈 작업을 하기도 하며 플레이어의 캐릭터 그 자체도 성장해나갑니다. 랭크를 올리면 그만큼 강한 무기를 살 수 있고 차량을 더욱 멋지게 개조할 수 있는 등 상위 랭크 유저와 하위 랭크 유저와의 차이가 복장에서부터 차이 나게 됩니다. 물론 고급 저택을 비롯해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로스 산토스에서 영위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만 합니다.
지금은 GTA 5라는 패키지에 동봉된 형태이지만, 앞으로는 정식 넘버링 시리즈와 별도로 분리되어서 서비스되어도 좋을 정도로 GTA 온라인은 캐릭터의 성장을 비롯해 커뮤니티 시스템과 협력-대립 콘텐츠 등이 제법 그럴 듯하게 확립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하드웨어의 한계로 인한 잦고 긴 로딩과 서버 문제로 인한 불안정한 서비스 및 버그 등은 앞으로도 락스타 게임즈에서 꾸준히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해나가야 할 과제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GTA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은 충분히 제시하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PS4와 Xbox ONE이 출시되더라도 GTA 온라인만 따로 다운로드 전용 타이틀로 제작해서 계속 업데이트해가며 현세대 하드웨어와 함께 서비스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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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 5와 분리된 또 하나의 자유로운 세계, GTA 온라인. |
5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그저 유저와의 약속을 지키는 거라면서…. |
오픈 월드 게임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거대한 세계를 바탕으로 한 자유도입니다. 그리고 GTA 5는 세 명의 주인공을 자유롭게 교체해가며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게임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범죄 행위를 게임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시리즈지만, 의미 없는 주먹질을 하고 지나가는 차를 빼앗아 타고 달리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엄연히 스토리가 있고 큰 줄기의 이야기를 밟아가는 과정 자체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멍하니 패드 붙잡고 온갖 상상을 뛰어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것도 GTA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락스타 게임즈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작비를 들여 GTA 5라는 하나의 세계를 무시무시한 스케일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넓은 세계 안은 게이머라면 결코 뿌리치기 힘든 유혹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큰 게임이 언제나 좋은 게임이 되지는 않지만, 그리고 GTA 5에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모든 단점을 덮고도 남을 유쾌하면서도 악질적이고 뻔뻔한 즐거움이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PS4와 Xbox ONE의 발매가 그야말로 코 앞으로 다가운 이 시점에서 PS3와 Xbox 360을 반드시 구입해야 할 이유를 단 하나 꼽으라면, GTA 5가 확실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야 친구. |
예? 두 블록 아래라구요? |
도입부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은 실제 게임 내에서도 거의 전부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
심야의 레이스를 즐길 수도 있고 요가를 해서 입과 항문을 정렬할 수도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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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첫댓글이라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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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을 위한 최고의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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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란에 옆 광고들이 더 부담스러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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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노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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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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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노린거임. | 13.11.05 14: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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