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0월, 카도카와 게임즈는 자사가 발매했던 '원탁의 생도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PS Vita용 던전 RPG '데몬 게이즈'의 제작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리 큰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 없이 발매된 이 작품은 2013년 1월 일본에서 발매된 첫주에 소화율 약 95%를 기록하고 발매 두 달 만에 8만 장 판매라는 성과를 기록합니다. 올해 4월에는 NIS America를 통해 북미 시장에 발매된 후 2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글로벌 에디션 출시와 더불어 2015년 발매를 목표로 한 정식 후속작도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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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판으로 출시된 바 있는 3DS용 던전 RPG 신 세계수의 미궁. |
사실 리뷰어에게 던전 RPG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의 게임. |
지역별 버전 비교
국내에는 패키지 버전은 출시하지 않고 PSN 서비스를 통한 다운로드 전용 버전만 발매되었으며, 지금까지 발매된 데몬 게이즈의 버전별 특징 및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국내에 정식 발매된 글로벌 에디션만 있으면 DLC를 포함해서 데몬 게이즈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플레이 타임이 평균 50~60시간 정도가 필요한 게임인데도 한글화 발매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 영어 자막을 지원하기 때문에 그동안 일본어의 압박으로 플레이를 보류하고 있었다면 그나마 글로벌 에디션이 차선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겨운 얼굴들의 등장. |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파티. 리뷰어의 취향과 전혀 상관없는 우연일 뿐. |
스토리
PC/XBOX 360/PSP로 발매되었던 타이틀 '원탁의 생도'의 몇백 년 이후의 시대를 다룬 데몬 게이즈는 데몬을 포획할 수 있는 마안 능력을 가진 주인공 오즈의 시점을 통해 진행됩니다. 오즈는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여섯 구역으로 나누어진 저주의 땅 미스리드에 오게 되었고, 프란이 주인으로 있는 여관 용희정을 거점으로 여러 던전을 돌아다니며 서서히 진실에 다가가게 됩니다. 게임 표지에는 오즈라는 임의의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파티 커스터마이징에 중점을 둔 게임인 만큼 주인공 캐릭터는 클래스를 제외하고 이름과 성별, 외형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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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개발사의 게임 원탁의 생도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 |
모든 것은 주인공의 마안으로 인하여 시작된다. |
묘지, 구시가, 해중 동굴, 성 등 다양한 던전과 막강한 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주인공마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 |
취향에 맞게 선택하자. |
플레이
몇몇 스크린샷으로 인해 신사들의 게임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데몬 게이즈는 아주 전통적인 위저드리 스타일의 던전 탐색형 RPG의 시스템과 패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1인칭 시점 진행에 격자형 지도를 한 칸식 이동하면서 아이템을 찾거나 함정을 피하고 보물을 모으며 서클(일종의 소환진, 세이브 및 아군 데몬의 설정과 잼을 사용한 무기/방어구 획득이 가능)의 적과 맞서 싸웁니다.
온라인 기능을 사용하면 마치 다크 소울 시리즈의 그것처럼 다른 유저들이 올린 팁과 정보를 보면서 수월하게 던전 탐험을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메모는 상당히 유용한 편이지만 몇몇 사람들이 올린 메모는 지나치게 신사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편의성과 스토리 흐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품이기에 미니 맵을 직접 그릴 필요 없이 시스템적으로 미니 맵을 제공하며, 이미 공개된 구역은 자동 이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파티 성장의 핵심이 될 서클. |
바…친다! |
맵 때문에 힘들 일은 없다. |
그나마 리뷰의 심의 수준에 맞는 온라인 메모. |
데몬 게이즈의 전투에서 핵심 요소라고 한다면 역시 마안으로 데몬을 포획한 뒤 소환해서 해당 데몬을 아군으로 두고 싸우게 하는 사역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아군이 되어 싸워주는 것이 아닙니다. 화면 좌측 상단에는 데몬 게이지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턴이 지날수록 데몬 게이지의 숫자가 줄어들다가 최종적으로 게이지가 0이 되면 폭주해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 시스템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폭주하는 데몬을 컨트롤할 수 있는 데몬 게이저 클래스의 전용 스킬인 데몬 레이지 시스템을 제공해서 데몬이 제정신을 유지한 채 폭주시켜서 강력한 적을 상대하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전 구역에 퍼져 있는 각종 강력한 적들과 데몬들은 후반부로 가면 단순한 전투보다는 상당한 전술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즈를 이용해야만 이길 수 있으며, 전투 이후 레벨 업을 할 때는 플레이어는 여섯 개의 스탯 중 하나를 +1씩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출처: 데몬 게이즈 '게맛소년' 님 공략글 (바로가기)
전투에 큰 도움이 되는 데몬. |
다만 폭주하면 곤란하다. |
스탯 분배를 통해 강하고 독특한 파티를 만들자. |
데몬 또한 레벨 업과 함께 새로운 스킬을 배운다. |
파티 커스터마이징에 따라 게임 플레이의 느낌 또한 확연히 달라지고 아티팩트라는 아이템 장비를 통해 다른 클래스의 기술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플레이어가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게임 진행에도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총 네 개의 줄에서 나오는 적들은 전방/후방으로 구분되어 있는데(주인공 파티 또한 전방/후방 배치), 어떻게 전방과 후방을 공략하느냐는 무기의 사거리와 전술에 달려 있습니다. 또한 파티 멤버가 사망하면 용희정에서 바로 부활시킬 수는 있지만 던전 탐색 중에 부활시킬 수 있는 아이템은 인색한 편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각 에리어의 모든 서클을 해방하면 중앙 구역에서 완전체 데몬과 싸울 수 있게 되고 이 전투에서 이기면 데몬을 자신의 휘하에 두어 함께 싸울 수 있게 됩니다.
던전 탐색이 끝나면 용희정에 숙박료를 지급하고 퀘스트를 수락할 수 있는 게시판을 통해 스토리 진행 및 서브 퀘스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여관의 2층에는 방을 임대해서 주인공이 생성한 파티 멤버들이 쉴 수 있으며, 퀘스트 등을 통해 획득한 가구를 각 멤버 방에 배치해서 추가 스탯 부스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1층 목욕탕에서는 모든 멤버들의 모습을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고, 죽은 파티의 부활과 창고 이용, 그리고 에테르라는 물질을 통해 무기 강화 및 분해가 가능합니다. 또한 창고에서는 자유롭게 난이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도 있습니다.
프로메스를 통해 강화/창고 사용/부활/난이도 변경 등이 가능하다. |
예쁘장한 모습과 달리 아주 깐깐한 여관 주인 프란. |
프레젠테이션
개인적으로 게임을 평가할 때 눈여겨보는 것은 유저 편의성과 함께 얼마나 발매 기기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되었느냐 하는 것인데, 데몬 게이즈는 그것을 훌륭히 해낸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화면에 나오는 지도를 터치하면 지도 메뉴가 나오는 아주 당연한 기능을 넣지 않은 것은 저번 보더랜드 2 리뷰 때처럼 이해가 안 가지만(여담이지만 PS Vita 버전 영웅전설 섬의 궤적은 해당 기능을 넣어주어서 기뻤습니다), 그래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커다란 폰트와 큼직큼직한 아이콘과 메뉴를 제공하고 쾌적한 게임성을 조성해줍니다.
일본식 만화/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캐릭터 일러스트와 몬스터는 매우 화려하고 깨끗하게 PS Vita의 화면에 뿌려지고, 사운드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할 때 따로 효과음을 부여할 수 있는데다 배경 음악 또한 각 상황과 장소에 맞춰 무난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던전 탐색을 할 때 파티의 스탯과 정보는 필드와 전투 화면 둘 다 일정하게 오른쪽 화면에 뜨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메뉴얼과 공략 없이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유저가 게임에 어렵지 않게 익숙해질 수 있는 등 플레이 자체와 각종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 인한 불만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커다란 폰트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줌인되는 일러스트. |
헬프 메뉴는 도움이 될 듯하면서도…. |
반복 반복 반복
소위 레벨 그라인딩(Level Grinding : J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과 경험치 획득을 위한 반복 플레이)이라 불리는 게임 플레이가 데몬 게이즈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특정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자동 고속 전투를 하거나 오토 맵 지원에 맵이 그려진 장소라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편의성이나 유저 접근성은 높은 편이지만, 보통 난이도에서도 대부분의 데몬은 일반 필드 몬스터에 비해 월등히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기에 어느 정도의 반복 플레이와 서클에서 잼을 사용해 무기를 갖추고 재도전하는 식의 패턴이 반복됩니다.
RPG의 꽃이 반복 플레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흔쾌히 동의하는 편이지만, 반복 플레이를 통해 느끼는 성취감이나 쾌감이 부족하고 이 과정을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풀어내는 것 또한 아니기 때문에 어느 순간 멍하니 플레이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이는 게임 초반뿐만 아니라 중후반부에 들어가서도 계속되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가끔 접하는 몬스터와 보스의 능력 차이가 이해가 안 될 만큼 큰 차이를 보이기에 멋모르고 들어갔다가 바로 타이틀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불상사가 종종 생기기에 레벨 그라인딩이 어느 정도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입문자에게는 약간 불친절한 환경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스토리와 튜토리얼을 따라 쾌적한 진행이 가능하지만 첫 한두 시간이 지나면 바로 혼자서 일을 해결해나가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도 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도움 메뉴를 볼 수는 있지만 예상 외로 도움이 안 되는 편이며(캐릭터 스탯 수치를 알아보려 하는데 정작 캐릭터 스탯 도움창에서 그 정보가 나오지 않아 직접 검색을 해야 했습니다), 퀘스트 진행 역시 무슨 재료를 어디서 구해야 하는 등 직접 게시판을 찾아보거나 검색을 하며 진행하지 않으면 초보 유저들은 게임 진행이 상당히 어려워지는 편입니다.
서브 퀘스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메인 스토리 진행 시에는 더 많은 정보와 힌트를 알려주면서 유연하고 불편한 부분 없이 진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또한 몇 번씩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대화를 하고 던전을 탐색하는 등 어느 정도 유저가 자율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장르적으로 유저의 능동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예전 게임들과는 달리 최근 발매되는 게임들은 단순히 게임이 어렵다 쉽다를 떠나서 좀 더 유저 친화적인 시스템을 채택해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적잖이 아쉬워지는 부분입니다.
그나마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건 게임 시작 때의 튜토리얼. |
퀘스트는 늘어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
지극히 착한 모범생, 하지만 평범하다
데몬을 이용한 플레이 시스템은 비슷한 장르의 다른 타이틀과의 차별화에 도움을 주었지만, 개인적으로 데몬 게이즈는 '평범한 게임'이라는 느낌입니다. 분명 RPG가 갖춰야 할 요소는 다 갖췄습니다. 스토리, 시스템, 게임성, 반복성 플레이, 장비 강화, 서비스(?) 등 기본적인 일본식 RPG가 제출해야 할 숙제를 데몬 게이즈는 확실히 해냈습니다. 마치 강의실 내에서 할 숙제는 다 하고 말도 착실히 듣는 그런 학생처럼 말입니다. 근데 막상 강의실을 나오면 그 친구가 어떤 아이였는지 구체적으로 잘 생각이 안 나곤 합니다. 데몬 게이즈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예쁜 일러스트와 잘 꾸며진 던전은 구색은 갖추고 있으나 뒤돌아서면 크게 기억은 나지 않고, 스토리는 플레이어가 커스터마이징을 주도하는 방식이어서 깊이 끌어당기는 매력은 적습니다. 스토리 진행과 어울리지 않는 너무 노골적인 몇몇 서비스 이벤트는 오히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는 처음부터 노리고 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넘길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주인공의 성별을 바꿀 수 있는데도 계속 남자로 호칭이 불리고 이 때문에 스토리에 일관성과 몰입도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차라리 제삼자의 시점을 채택하거나 1인칭 시점을 유지하되 주인공은 변경 불가의 고유 캐릭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스토리를 즐기기에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왜 벗어야 했는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
단지 리뷰어의 신사력 부족일 수도 있겠지만. |
결론
"있을 건 다 갖춘 새로 문을 연 인도 카레 전문점. 친구들의 말에 이끌려 한 번은 갔는데 다시 굳이 지하철 타고 갈 정도는 아니고 개개인의 취향도 엇갈린다. 근데 신메뉴 전단을 보니 또 마냥 설렌다"
PS Vita로 출시된 던전 RPG 데몬 게이즈는 누가 봐도 작지 않은 성공을 이룬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억에 크게 남을 만큼 뚜렷하거나 독특한 세계관, 스토리, 혹은 게임성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 틀을 워낙 잘 갖추었기 때문에 던전 RPG에 생소한 유저들도 충분히 플레이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내년 발매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후속작이 더욱 기대되는 건 저만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데몬 게이즈에 점수를 준다면 분명 70점은 넘는, 구색은 다 갖춘 작품이긴 한데 80점 이상을 주기엔 또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입니다. 그 부족한 2%를 해결하는 것이 유저들에게서 두 번째 기회를 받은 카도카와 게임즈와 실제 개발사인 Experience가 후속작을 통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데몬 게이즈의 정식 후속작이 정식 발매가 된다면, 그때는 지금처럼 영어나 일본어 버전 발매가 아니라 Experience의 최신작 '동경신세록 오퍼레이션 어비스'가 정식 한글화되는 것처럼 한글 버전으로 발매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후속작에서의 발전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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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N G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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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 니혼이치 덕후!! 필히 쌉니다!! 근데 왜 안 프리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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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이건줄 알고 들어왔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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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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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타! 산다!! | 14.08.02 13: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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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이건줄 알고 들어왔슴다 | 14.08.02 14: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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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뜬 2012.10.24 부터 약 2년간 꾸준히 달린 드립 | 14.08.02 15: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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