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완결! 장장 18년간의 대 장정, 원조(?) 오리지널 제네레이션의 완결
시리즈 첫 작품이 1996년 SFC로 발매되고 기나긴 세월 끝에 18년 만에 완결 작품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시작은 슈퍼 로봇 대전의 외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고 한다면 슈퍼 로봇 대전 OG보다도 먼저 오리지널 캐릭터를 이용한 로봇 대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여기서 처음 등장한 것이냐, 한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마사키는 2차 슈퍼 로봇 대전에서 주인공으로 먼저 데뷔한 경력이 있습니다. 물론 마사키의 라이벌인 슈우도 이 작품에서 먼저 등장했습니다. 이들의 역사는 짧고도 기므로 가볍게 역사를 훑어보고, 마장기신만의 특별한 점, 그리고 F의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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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마장기신이 1996년에 발매됐고. |
최후의 마장기신이 2014년에 발매, 무려 18년만이다. |
■ 리메이크되기 이전의 설정
참고로 마장기신 1 Lord Of Elemental은 SFC로 첫 발매된 이후에 두 번의 리메이크를 거쳤습니다. 첫 번째로 발매된 NDS 버전은 자잘한 시스템을 수정하고, 전투신을 새로 그려냈습니다. 두 번째 리메이크는 PSP로 발매됐지만, 이쪽은 정식 발매가 아닌 마장기신 2의 한정판 내용물에 포함되어 있는 물건입니다만, 음성이 새로 추가된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메이크되기 전의 내용은 예전에 발매된 슈퍼 로봇 대전 시리즈(2차/3차/EX/4차)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정작 게임 내에서는 반프레스토 오리지널 캐릭터 이외엔 나오지 않았기에 설정을 모르면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만 NDS로 리메이크된 버전은 오리지널 제네레이션(통칭 OG)의 발매 이후 새롭게 세계관을 정립하고 설정을 정리하기 위해서 OG와의 접점을 집어넣었습니다(류세이의 등장, OG1때 언급 되었던 남극 사건). 그리고 덧붙여서 제목 앞에 '슈퍼 로봇 대전 OG 사가'라는 말이 붙어서 확실하게 OG와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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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판 마장기신 1과 연관이 있는 네 개의 작품인 2차/3차/EX/4차 슈퍼 로봇 대전 |
■ 기나긴 잠수 끝에 후속작 등장. 마장기신 2의 발매
무려 15년이라는 긴 숙성(?) 끝에 PSP로 마장기신 2가 발매됩니다. SFC의 설정은 폐기하고 새롭게 설정을 정리한 NDS 버전 마장기신의 스토리와 설정을 가지고 후속작 내용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전작의 시스템은 거의 그대로 가져오고, 전작에선 익힐 수 있는 스킬이 정해져 있었던 것과는 달리 스킬을 장착해서 육성하면 추가 스킬이 열리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마장기신들은 '포제션'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데요. 기체의 외형이 살짝 변하고 능력치와 사용 무기가 강해지는 기능입니다. 예전 슈퍼 로봇 대전 알파와 알파 외전에 등장했던 정령빙의와 유사하지만, 능력치 상승의 폭이 다릅니다. 기체의 연출도 전작에 비해서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고, 공통 테마만 가지고 있던 몇몇 캐릭터들도 자신의 테마를 가지게 되어 개성이 한 층 더 강해졌습니다. 전작에 있던 다양한 분기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게임의 난이도도 높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앗차하는 사이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게 됩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후속작의 떡밥을 뿌리고 끝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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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바스터와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제르보이드. |
마장기신 2에서 처음 등장한 포제션. 한마디로 정령빙의다. |
■ 2편에선 호평, 하지만 3편은… 최악의 흑역사
마장기신 2의 성공으로 나름 자신감을 얻은 것일까요. 이번에는 1년만에 후속작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PS Vita와 PS3 양기종 동시 발매로 인해 크로스 세이브 기능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발매된 마장기신 3는 엄청난 혹평을 받게 됩니다. 마장기신 최초로 DLC를 도입했지만, 모두 합치면 게임 가격에 맞먹는 DLC와 자비 없는 게임의 난이도, 보고 있노라면 어이가 없어지는 스토리 라인 등등.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도 있습니다만 여기선 그런 속담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판매량은 1/3로 떨어지게 되고 끊임없는 비난에 시달리게 됩니다. 물론 무작정 퇴보한 것만은 아닙니다. 연출은 2보다 한층 더 세련되어졌고, 소비형 파츠도 1회 사용 후 버리는 것이 아닌 1맵 1회 사용 가능으로 바뀌어서 편의성이 증가했으며, 스킬 입수도 OG 시리즈처럼 PP를 이용한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용 테마가 없던 몇몇 캐릭터의 전용 테마가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의 내용들이 좋은 점을 전부 묻어버렸지요. 그리고 이렇게 3에서 큰 실패를 맛 본 반프레스토는 마지막 작품 F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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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발매한 마장기신 3…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초라했다. |
사실 이 분이 가장 큰 피해자 일지도 모른다. |
■ 완결편의 등장. 아, 안심하세요. F 완결편 같은 건 없습니다
처음 마장기신 F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까? F와 윙키소프트의 조합. 유저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고 갔던 슈퍼 로봇 대전 F와 F완결편이 바로 그것입니다. F가 끝이라고 생각했던 유저들에게 '통수는 두 번 치는 거다!'라고 외치는 윙키소프트의 행동. 그것이 'F 완결편'이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이번 마장기신 F는 F로 완결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완결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시작부터 파격적인 설정과 내용들을 많이 가지고 왔습니다. 절대 무적이라는 네오 그랑존의 대파와 마장기신의 주인공들인 마장기신 조자의 행방불명…… 이렇게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서 F의 이야기는 조심스럽게 막이 오릅니다.
■ 마장기신만의 시스템 첫 번째, 지형의 고저차
초대 마장기신부터 쓰이던 시스템 중에 하나는 지형의 높낮이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로봇 대전 시리즈는 모든 맵이 평면이거나, 약간의 고저차가 존재하긴 합니다만(건물 위) 큰 영향을 주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장기신에선 상대보다 높은 곳에서 공격한다면 명중률과 회피율에 플러스 보정을 받게 되며, 반대로 낮은 곳에서 공격한다면 명중률과 회피율에 마이너스 보정을 받게 됩니다.
물론 초반엔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무리는 없습니다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이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밑에 후술할 ZOC나 측면, 배후 공격에서의 대미지 증폭과 합쳐지면 지형의 고저차가 심한 곳은 이동이 껄끄러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아군 관계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유리한 고지를 일찍 점령하거나 아예 고저차가 없는 곳까지 적을 유인해서 싸운다면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둘 다 정면이지만 지형의 높낮이에 의해서 명중률 보정이 걸린다. |
■ 마장기신만의 시스템 두 번째, 측면, 배후 공격의 대미지 증폭
맵이 쿼터뷰로 바뀌게 된 이후의 로봇 대전 시리즈에는 기체의 전면/측면/후방이 구분은 되어 있지만 어디서 공격받든 대미지나 명중, 회피율엔 차이가 없는 것과 달리, 마장기신에선 이동 후에 방향을 정하는 시스템이 추가되어 있는데요, 이게 단순히 보기 좋으라고 넣어놓은 시스템이 아닌, 어느 쪽에서 공격 받느냐에 따라서 공격력, 명중률, 회피율에 보정이 걸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적의 배후를 계속 해서 노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만, 이건 적도 알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측면과 배후를 노려옵니다. 결국 이렇게 전투가 진행되다 보면 나중에는 서로 뒤만 노리게 되고, 결국에는 계속해서 배후 공격을 허용하게 되는 치킨 레이스 같은 일도 일어나게 됩니다. 물론 그것을 잘 조절하는 것이 플레이어의 역량이겠죠.
등짝! 등짝을 보자!. |
뒤에서 공격하면 초반에는 보지 못하는 숫자들이 자주 나온다. |
배후에서 공격할 경우 특수한 효과를 내는 무장들이 F에 추가 되었다. |
■ 마장기신만의 시스템 세 번째, Zone Of Control(ZOC)
사실 이 시스템은 마장기신만의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SRPG에 사용되는 시스템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로봇 대전에선 채용하지 않았던, 마장기신에서만 채용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하면 되겠지요. 적과 상하좌우로 인접한 칸을 갈 수 없게 막아놓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아군도 적도 활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으로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 많기 때문에 아군보다는 적이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다른 로봇 대전이라면 단순히 이동력을 늘려서 돌파할 수 있는 구간을 마장기신에선 인접한 적을 격파하거나 특정한 정신기를 사용해서 돌파해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게 위에서 말했던 시스템들(지형의 고저차, 측면/배후에서의 대미지 증가)과 합쳐지면 시너지를 일으켜서 더욱 쉽게, 또는 더욱 어렵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최근의 로봇 대전에 채용되는 연속 타겟 보정(적에게 연속으로 공격을 받을 시 회피율이 떨어지는 시스템)은 없기 때문에 기체와 파일럿의 육성이 잘 되어 있다면 크게 와닿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물론 초중반에 턴 제한도 걸려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시스템에 맞닥뜨리게 되면, 다소 난감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잘 활용하면 보호해야 하는 아군을 보호하거나 특정 에리어 진입을 막는 등 좋은 점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잘' 활용해야 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군요.
레이브레이드의 이동력은 8이지만, ZOC의 영향으로 절반도 채 이동할 수 없다. |
이런 경우를 돌파하기 위해서 생겨난 정신기 돌파(突破)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정신건강에 매우 좋아진다. |
■ 마장기신만의 시스템 네 번째, 무기 랭크 업
마장기신에는 다른 로봇 대전에 없는 개조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기 랭크 업이 그것인데요. 무기마다 ☆ 표시가 되어 있는 무기가 있습니다. 이런 무기들을 개조하게 되면, 기본 개조 단수를 넘겨서 개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조하게 되면 랭크 업이라고 해서 무기의 성질이 바뀌고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초창기 마장기신에서는 랭크 업을 하면 이전 무기는 없어지고 새로운 무기로 대체됐지만, 3 이후로는 기존의 무기도 그대로 남겨놓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랭크 업에 따라서 효율이 달라지는 무기가 많이 있으니 이것저것 시험해보도록 합시다.
이렇게 무기를 개조하다 보면… |
랭크 업이 되면서 무기의 성질이 변하게 된다. |
이렇게 마장기신 시리즈 전체에 적용된 시스템을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장기신 F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 초반은 신 캐릭터, 후반은 기존 캐릭터. 신작이라는 느낌
신작에는 언제나 신 캐릭터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이전 마장기신 시리즈와 로봇 대전 시리즈도 그랬지요. 하지만 보통은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몇 명이 추가되는 정도라 캐릭터에게 큰 비중이 실리지 않는 이상 깊은 인상을 남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F에서는 과감하게 전작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의도적으로 늦게 등장시키고 이렇게 비어버린 초반 캐스팅을 신 캐릭터들에게 넘겼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전작 캐릭터가 한참 동안 아무도 안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의도적으로 등장 시기를 늦춰서 엄연히 전작이 있는 게임임에도 새로운 신작을 플레이하는 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반의 주역인 사키토가 게임의 무대인 라기아스의 정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이다 보니, 주변 동료들에게 관련 이야기를 접하게 되고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그것을 함께 보면서 시리즈의 세계관이나 설정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미 마사키는 산전수전 다 겪은 터라 정신적으로도 이미 완숙된 상태입니다. 오히려 초반에 나오게 되면, 너무 침착하게 대응해서 신선한 맛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신 캐릭터이자 초반의 주역 사키토. 초반의 주역답게 마사키와 비슷한 사건들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해나간다. |
초반의 주역 캐릭터인 에리시아(좌)와 피리스(우). |
마찬가지로 초반에 등장하는 틸(좌)과, 라이오넬(우). |
키토가 탑승하는 레이블레이드. 풀 네임은 '공령기 레이브레이드' 이다.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지 않은가? '성령기 라이블레이드'와 이름은 비슷하다. |
■ 사실상의 외길 스토리
마장기신 1/2/3편은 각각 세 개의 분기로 나뉘어 있고, 엔딩도 세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분기마다 동료가 되거나 얻을 수 있는 기체 또는 기술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반복 플레이를 하더라도 조금이나마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F에서는 분기 자체는 두 개로 줄어버렸고, 52화나 되는 긴 시나리오지만 도리어 분기에 따른 다른 맛을 느끼기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아예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다만 이전 작품들에서 등장한 분기가 결국 후속 작품에서 하나로 통합되어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난 것과 같은 상황이 되어버리고, 반대로 무리한 분기 나누기로 인해서 스토리가 혼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면, 분기에 따라 큰 차이가 없는 것도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 박력있는 컷인, 하지만 전작의 재탕?
기존 로봇 대전에서의 캐릭터 컷인은 많아야 두 개, 보통은 한 개로 끝났지만, 마장기신에서는 필살기라 부를 수 있는 기술이 상당히 많다 보니 컷인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다고 해도 보통은 한 가지의 컷인만을 돌려쓰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지만, 각 필살기마다 다른 컷인을 채용해서 플레이어에게 조금이나마 더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그렇다고 필살기 급 기술에만 투자한 것은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일반 무장도 나름대로 신경을 더 써주고 연출을 새롭게 바꿔주어서 새로운 느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컷인만 추가 됐을뿐, 정작 기체 자체의 연출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전작인 마장기신 3에서 썼던 연출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이것은 다른 로봇 대전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 대전 시리즈에서는 후속기의 개념으로 그 문제를 타파하지만, 마장기신 시리즈에는 그것이 없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시리즈 신작에 완결편이라는 중책까지 떠맡았다면 새로운 연출이 대거 등장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연출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F만 접한 사람들이라면 신선하게 느낄 수 있지만, 전작을 플레이 했던 입장이라면 다소 식상해질 수도 있다. 물론 새 연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
■ 3에서의 실패를 의식? 낮아진 난이도
3편에서 높아진 난이도로 불평이 쇄도한 것을 알았는지, 이번 작품은 난이도가 낮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위의 시스템을 안 쓰면서 무작정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전작에 비해서 난이도가 낮아진 것이죠. 초반에는 확실히 별 생각 없이 진행해도 어려움은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시나리오 중반부터는 적들의 스펙이 상승되어 나오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진영을 잘 갖추고 신중하게 플레이해야 합니다. 특히나 승리 조건을 만족했다고 안심하고 있는 사이에 시나리오 클리어가 되지 않고, 승리 조건이 변경되면서 적군이 증원을 올 때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세이브가 있는 것이지요(…).
확실히 난이도가 낮아지긴 했는데…중반부에 이런 녀석들이 나오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
■ 나름 깔끔한 스토리 수습……그리고 이야기는 OG에서 계속?
위에서도 언급했듯 마장기신 F는 마장기신 시리즈의 완결편입니다. 당연히 엔딩을 보면 깊은 여운이 남고 근 20년간 지속된 시리즈의 마지막을 추억해야 하는데, 어째 던져둔 떡밥은 그대로 남고 마치 다음 시리즈로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실제로 게임은 마장기신이지만, OG에서 등장했던 용어들이나 현상들이 자주 등장하며, 차후의 스토리를 OG로 넘겨주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슈퍼 로봇 대전 Z의 문제의 인물 '아사킴 드윈'과의 관련성도 보일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아쉽게도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이쪽 이야기는 아직 제 3차 슈퍼 로봇 대전 Z 천옥편이 남아 있긴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테라다 타카노부 프로듀서의 인터뷰를 봐도 '라기아스'의 이야기가 끝난다고 했지 마장기신의 이야기가 끝난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길게 끌었고 시리즈가 네 편이나 나왔는데도 후속 스토리로 넘기려고 하는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OG에서 이야기를 더 연결시키기 위해 OG의 캐릭터도 불러왔다. 게스트 참전이지만, 스토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아마라와 갈릴나간. |
■ 유명무실한 속성 보정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마장기신엔 총 다섯 개의 속성이 있습니다. 각 네 개의 속성이 서로에게 10%의 대미지 보정을 주며, 무속성은 주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각 마장기의 수호 정령의 등급에 따라 추가 대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적들 대부분이 무속성이라 속성 보정은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애초에 속성 대미지 보정이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적들 자체가 무속성인 적들이 너무 많이 나와 버리니 도무지 써먹을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미지 보정도 10%로 고정되었기에 그렇게 큰 이득을 챙길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속성을 노려서 공격하는 것보다 뒤로 돌아가서 배후 공격을 넣는 것이 더 큰 이득입니다. 보정치를 늘려주는 강화 파츠가 존재합니다만, 정해진 속성의 기체만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보정을 늘리기보단 기본 능력을 올려주는 파츠를 장착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차라리 다양한 속성의 적을 더 많이 등장시켰다면 다소 생각해볼 여지도 있습니다만, 그 다소의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공격전에 자신이 유리한 속성인지 불리한 속성인지 알 수 있다. |
하지만 이번 작품의 졸개를 맡고 있는 마구키 녀석들은 대부분이 무속성…… |
이런 녀석들만 한 가득 나오는데…무슨 의미가 있을까… |
■ 새로 추가된 테마 & 좋은 음악 & 개성 넘치는 캐릭터
로봇 대전에서 항상 벗어날 수 없는 영원한 숙제, 게임은 항상 차세대기로 이동했지만, BGM은 오히려 퇴보한다는 소리를 오랫동안 들었습니다. 세가 새턴판 슈퍼 로봇 대전 F의 그늘에서 벗어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PS2와 PSP 시절에는 결국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PS3로 기기를 옮겨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악의 퀄리티는 높습니다. 물론 전작에서 테마를 얻지 못했던 몇몇 캐릭터들도 이번 작품에서는 추가로 자신의 고유 테마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의 최고 단골이라 할 수 있는 사피네와 겐나지는 고유 테마를 얻지 못했습니다. 특히 겐나지는 게임 내의 성능과 취급에서까지 눈물이 나는데 고유 테마에 컷인조차도 없으니 씁쓸할 따름입니다. 물론 모니카도 고유 테마는 없지만, 세니아와 테마를 공유하니 있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마지막 작품인데,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세니아는 반대로 기체를 과감하게 바꾸고 존재감이 나름 커졌으며, 전작에서도 활약했던 웬디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언니인 튜디 덕분에 전투에서도 활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피네의 캐릭터성은 확고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것이 테마곡의 부재 |
쪽은 반대로 존재감이 없는 것으로 캐릭터 성을 확고히 하고 있는 겐나지… 심지어는 컷인도 없다… |
지겹도록 탑승했던 놀스레이에서 벗어나서 듀락실에 탑승한 세니아. |
싸우는 과학자는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 전형적인 예 웬디&튜디 |
■ 캐릭터 & 기체 대사전의 부재
게임 내에 나오는 수많은 용어들은 모두 '용어집'에 수록되어 있어서 언어 능력만 된다면 자세히 읽어 보며 게임의 내용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 판권 로봇 대전의 캐릭터 사전이나 기체 사전이 없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마장기신 시리즈가 캐릭터 & 기체 대사전을 지원하지 않았고, 이전 시리즈에 정통한 유저는 캐릭터나 기체 사전을 보지 않아도 머릿속에 입력되어서 걱정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그 캐릭터가 누구인지 알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유저를 배려해서 캐릭터나 기체의 설정을 알기 위해서 인터넷이나 잡지책을 들춰보는 수고를 하게 하는 것 보다는 과거에도 존재했던 시스템이니만큼 충분히 넣어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시리즈가 20년 동안 계속되었기에 골수팬들만 남았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으면 했는데 말입니다….
이리 저리 둘러봐도 캐릭터 사전이나 기체 대사전은 없다……그래도 마지막인데…. |
■ DLC 팔아요! DLC!
이번에도 DLC는 있습니다. 물론 스토리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고 클리어를 하면 자금과 강화 파츠를 제공하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물론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사이드 스토리라는 것에 안심을 할 따름입니다. 마지막 작품이니까 푸짐한 서비스를 해줄 필요까지는 없지만, 이 정도는 게임 내의 특전으로 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나리오 6개에 12000원… DLC라고 납득해버리기엔 아쉬운 가격 |
■ 알지만 아쉬운 한글화
아직까지 한글화가 된 로봇 대전은 한 작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세가 새턴판 슈퍼 로봇 대전 F의 한글화를 계획한다고 했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권료 입니다. 게임은 한 회사에서 만들지만 게임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기체, 음악들은 각각의 회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글화를 하기 위해선 결국 가격이 비싸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발매된 OG나 마장기신 시리즈도 한글화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무언가 알 수 없는 어른의 사정이 있는 모양입니다. 옛날 로봇 대전처럼 스토리가 요상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전투만 즐기던 상황이 아니고, 스토리를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더 늘었지만, 언어의 압박으로 온전하게 즐길 수 없는 것은 너무 아쉽습니다. 로봇 대전 시리즈를 한글화로 즐길 수 있는 날이 과연 올지 궁금해지긴 합니다.
이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될 날은 언제일지 기대를 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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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다 루리님들아...영원한 시리즈는 없는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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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끝난...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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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아서스 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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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눈앞에는 재고만 보일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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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망작이 없으면 끈질긴 루리인들은 이 세계에 더 큰 위협이 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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