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잠깐만 생각해봅시다. 누군가는 신규 IP의 등장 빈도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신규 IP의 등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성공하기 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도 한 번 보세요. 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실제로 안정적으로 출시되는 시리즈가 그렇게 많았던가요? 거기에 언론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밀리언은 가볍게 찍어주는 판매량까지 확보되는 IP는? 1년에 수백 개 이상의 게임이 발매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중에 1%도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계산해본 것은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 주세요. 간단히 말해서 제작사와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프랜차이즈 하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겠죠.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파 크라이 시리즈는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제 튼실한 프랜차이즈로 완성되기 직전에 있는 시리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파 크라이 2는 주변 환경을 철저하게 관찰하고 그에 맞는 작전을 세워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시리즈 특유의 전투를 정립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뜨겁고 답답한 아프리카의 열기를 잘 재현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말라리아나 무기 고장 같은 번거로운 요소 때문에 대중에게 사랑받기보다는 소수의 마니아 층이 즐기는 게임이 되었죠. 그러다 파 크라이 3에서 시리즈의 특유한 전투의 뼈대를 잘 살리면서 불편한 요소를 과감하게 삭제하고 다수의 콘텐츠와 비현실적이면서 광기 어린 스토리를 버무려서 마침내 대중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유비소프트가 제작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한 파 크라이 2(좌)와 파 크라이 3(우). |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이 된 것은 파 크라이 3가 처음이었으니 이제 안정적인 시리즈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파 크라이 4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연 여기서 좋은 게임의 명맥을 이어나갈 것인가? 아니면 전작의 콘텐츠와 명성에 기대기만 하는 그저 그런 게임이 될 것인가? 운명의 순간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유비소프트의 임원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길다고도, 그렇다고 아주 짧다고도 볼 수 없는 평균적인 개발 기간을 주고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중에서도 평가가 상당히 갈리는 어쌔신 크리드 3의 디렉터였던 알렉스 허친슨을 새 디렉터로 임명했으니, 과연 파 크라이 4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그리고 이 시리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게임 내내 볼 수 있는 거대한 설산과 울창한 숲. |
계곡과 강의 물도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
전체적인 그래픽은 전작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작도 다수의 그래픽 상을 쓸어 담을 정도로 훌륭한 그래픽을 자랑했으니 괄목상대할 변화가 없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자세히 보면 여러 곳에서의 디테일 향상이 눈에 띄고, 각종 특수 효과로 인해 자연 경관의 표현이 더욱 정밀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작이 좋은 그래픽을 위해서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한 탓인지 평균적인 프레임이 20~25 사이에 머물렀고 테어링 문제가 주요한 이슈로 지적되었던 것에 반해서, 파 크라이 4는 1080p의 깔끔한 해상도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30프레임을 유지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차세대 콘솔로의 이동을 통해 고무적인 그래픽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동양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매우 강렬한 초반 인트로. |
그리고 페이건 민과의 즐거운 한 때. |
미술적인 부분도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전작이 남태평양 외딴 섬의 열기를 잘 그려냈다면 이번 작품은 히말라야 산맥 자락에 위치한 지역을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저 멀리 펼쳐지는 설산의 위용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으며 여기저기 날카롭게 솟아있는 바위들, 키가 크고 잎이 뾰족한 침엽수들이 빼곡하게 펼쳐지는 광경, 노을로 물드는 저녁 풍경 덕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돌아만 다녀도 감탄하게 됩니다.
전작에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바다가 사라졌다는 것이 처음엔 조금 아쉬웠지만, 거대한 호수와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을 보는 맛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배경의 변화가 적다는 것입니다. 스카이림을 예로 들자면,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 그리고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이 서로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서 탐험하는 재미를 더욱 뚜렷하게 살렸던 반면에 파 크라이 4는 대부분 비슷한 배경이라 보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살짝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은 파 크라이 3에서도 지적되었던 문제라서 더 아쉽군요.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게 정돈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각 아이콘들이 정렬된 설정 화면에서는 한 눈에 여러 옵션은 살펴볼 수 있고 교역소 화면이나 메뉴 화면도 큰 카테고리로 묶어서 훨씬 보기 편해졌습니다. 게임 내의 HUD를 끄고 켤 수 있는 것도 여전한 장점입니다. 무기 선택 화면 안에 주사기 제조 화면을 넣은 것도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리고 듀얼쇼크 4를 사용하면 컨트롤러 가운데의 터치 패드를 쓸어서 무기를 바꿀 수 있는데, 정밀한 조작은 좀 힘들지만 급할 때 4방향 중에 한 방향으로 가볍게 패드를 쓰는 것만으로 무기를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 괜찮았습니다. PC 버전도 듀얼쇼크 4를 완벽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터치 패드 관련 기능을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편리해진 인터페이스 덕분에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
시작하기 전에 자막을 켜주는 것을 잊지 말자. |
전투는 명불허전입니다. 전작까지 이어져 오던 관찰, 계획, 실행으로 구성되는 전투가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주변에 폭발성 물체는 없는지, 풀어놓을 동물 우리는 없는지, 중무장한 적은 없는지를 관찰하고 정문으로 돌격할 것인가, 개구멍으로 침투할 것인가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여전히 재밌습니다. 무기도 다양해서 상황에 맞게 어떤 무기를 쓸 것인지 생각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특정 무기, 특히 유탄 발사기가 너무 강력해서 자칫하면 전투가 원 패턴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점입니다. 공격력도 최강이고 곡사를 잘 이용하면 사거리도 준수하고 탄약 수가 적다는 단점은 가방을 개조하면 해결되므로 이쯤 되면 피 말리게 관찰하고 계획하는 히말라야 탐험기가 아니라 미국에서 날아온 인간 도살자 체험기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플레이어가 유탄 발사기의 사용을 자제하면 된다지만, '할 수 있는데 내가 봐준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재미의 일부는 깎여나간다고 봐야죠.
무턱대고 돌격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사전에 카메라로 철저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
잠입 플레이는 약간 더 까다롭게 변했습니다. 적들의 인식 범위가 좋아져서 멀리서 카메라로 관찰하는 경우에도 들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소음 무기로 적을 명중시키지 못했을 때 대응해오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거기에 사냥꾼이라는 새로운 적이 등장해서 숲에 숨어 있어도 곧잘 들켜버리거나 사냥꾼이 데리고 다니는 동물에게 공격을 받는 등 마음 놓고 숨어 있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특정 테이크다운 상황에서만 할 수 있었던 시체 옮기기가 어느 때나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바뀌어서 시체가 발각되어 들킬 가능성은 더 낮아졌습니다. 전작에서는 이러한 점 때문에 잠입 시스템에 좋은 평가를 할 수 없었는데, 이러한 변화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변화가 있습니다. 먼저 산악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그래플을 사용해서 절벽을 오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플레이어에게 이동의 자유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적의 기지를 침투할 때 측면이나 배후를 수월하게 침투할 수 있게 해주는 점에서 공간을 더욱 쉽고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져다 줍니다. 모든 절벽에서 이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한 포인트에는 그래플을 걸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꽤 유용합니다. 그리고 나란히 달리고 있는 차량이 있을 때 옆에 있는 차량에 옮겨 타는 동시에 앉아 있는 적들을 처리할 수 있는 테이크다운이 추가되었고 운전 중에 한손 무기를 발사할 수 있게 된 점은 전투를 더욱 다이나믹하게 풀어나갈 수 있게 합니다.
그래플을 사용해 적진의 배후로 침투하거나 집라인을 이용해 전장의 가운데로 뛰어들 수 있다. |
열대 정글에서 고산 지대로 환경이 바뀌면서 코모도 도마뱀이나 상어 같은 동물은 사라졌지만, 호랑이나 곰 같은 맹수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기에 코끼리와 코뿔소 등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코끼리와 코뿔소는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플레이어가 공격을 시작하면 한 방에 체력을 많이 깎는 강한 공격력과 유탄 발사기를 세 방 맞아도 쓰러지지 않는 강한 체력을 자랑하기에 사냥할 때 굉장한 긴장감을 줍니다. 게다가 초반에 등장하는 스킬을 찍으면 코끼리에 올라타고 적진에 돌격할 수 있어서 전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좀 더 다양해졌습니다.
전투에 동물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더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미끼 시스템이 추가되었는데, 동물을 사냥해서 얻을 수 있는 미끼를 적진에 던지면 맹수로 분류되는 동물들이 랜덤하게 적진에 소환됩니다. 승냥이나 오소리 같은 동물이 소환되면 플레이어 스스로도 민망하고 대략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지만, 호랑이 같은 강력한 적이 등장하면 적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계획에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는 셈이죠. 그러나 이 미끼 시스템을 이용해서 맹수들의 가죽을 직접 찾으러 갈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소환해서 다량의 가죽을 얻을 수 있는 점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제작진들의 불찰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동물의 가죽을 얻을 때 플레이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개수가 달라지는 것은 괜찮은 변화로 보입니다. 수류탄이나 유탄 발사기 등의 폭발성 무기를 사용해서 동물을 잡으면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가죽을 하나도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 총알을 사용해서 잡으면 가죽을 1개 얻을 수 있고, 화살이나 칼을 이용해서 잡으면 가죽을 2개 얻을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 사냥이 귀찮은 나머지 화력이 강한 무기로 동물 가죽을 쓸어 담았던 플레이가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초반에 가죽을 많이 얻기 위해선 신중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셈이죠.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 동물 친구들. |
코뿔소에게 죽기 직전의 사진이라 전해진다. |
사냥으로 얻은 고기를 미끼로 던지면 맹수를 소환할 수 있다. |
오픈 월드 액션 게임답게 이번 작품에도 다양한 종류의 탈것이 등장합니다. 이전 작품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일반적인 차량과 배는 이번 작품에서도 가장 흔하고 유용한 이동 수단입니다. 하늘 위에서 광활한 자연을 마음껏 내려다볼 수 있게 해주는 글라이더도 등장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작품에서는 하늘 위의 이동을 더 자유롭게 해주는 자이로콥터가 등장합니다.
자이로콥터는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헬리콥터처럼 정지된 상태에서 상하 이동과 전후좌우 이동을 자유롭게 하여 공중에서 공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이점도 제공합니다. 자이로콥터를 타고 유탄 발사기를 장비하면 하늘을 떠다니는 대량 살상 무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작에서 후반부에나 사용할 수 있었던 윙슈트를 이번 작품에서는 초반에 상점에서 구입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처음부터 글라이더나 자이로콥터를 타고 가다가 뛰어내려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합니다.
새로운 탈것인 자이로콥터와 코끼리(?) |
초반부터 윙슈트로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
전체적인 맵의 크기는 전작보다 넓어졌다 혹은 좁아졌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이런 논의가 무의미할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산악 지형이 많아져서 고도가 높아진 만큼 밀도가 높아졌다는 제작진의 말을 제쳐놓고서라도 말이죠. 대신에 이 맵을 채우고 있는 이벤트들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면이나 일기를 모으는 등의 수집 시스템은 약간의 변형을 거쳐서 여전히 건재하고 경주나 암살 이벤트처럼 기존에 있던 미니 게임도 존재합니다. 수송 차량 탈취 같은 소소한 재미를 주는 이벤트도 다양하게 추가되었습니다. 이런 미니 게임들이 비록 큰 재미를 안겨주진 못하지만 넓은 오픈 월드를 채워주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전작에서는 소속된 세력과의 상호작용이 미비해서 아군들이 그저 들러리 역할 밖에 못했던 것에 비하면, 파 크라이 4에서는 꽤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르마 시스템이 생겨서 위기에 처한 골든 패스 일원들을 돕는 등 선한 행동을 하면 카르마 레벨이 올라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르마 레벨이 오르면 요새 공격과 같은 이벤트에서 골든 패스 멤버들을 소환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내가 골든 패스에 소속된 사람이라는 인식을 분명하게 심어줍니다.
전초기지를 한 번 점령하면 이후 리셋할 때까지 그저 아지트 역할 밖에 못했던 전작에 비해서, 한 번 점령한 전초기지에 다시 왕실군이 공격해 온다는 점도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점령한 전초기지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추가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높은 점수를 딸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도전하여 다른 플레이어들과 점수를 경쟁할 수 있는데, 전작에서 스텔스 플레이를 노렸다가 한 번의 실수로 어쩔 수 없이 화력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월드에는 수집할 요소들이 아주 많다. |
그리고 수집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다. |
메인 캠페인 외에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들이 콘텐츠를 풍부하게 한다. |
편의성도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 운전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목적지를 지도에 설정해둔 상태에서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누르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운전하는데, 사실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아서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는 약간 답답한 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운전 중에 교전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 운전을 켜면 편하게 사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꽤 괜찮은 기능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탄약이나 방탄복을 보충하려고 할 때 루팅하거나 아지트로 돌아가는 대신에 필드에 돌아다니는 셰르파에게서 아이템을 바로 구입할 수 있게 된 점이나 치료용 주사기를 일일이 메뉴에 들어가서 제작할 필요 없이 재료만 모으면 자동으로 제작되게 한 점 등의 개선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제작진들이 전작에서 아쉬웠던 점, 불편했던 점을 열심히 캐치한 노력의 결과물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녹색 잎을 얻으면 자동으로 치료제를 제작한다. |
자기 전에 일어날 시간을 맞출 수 있고 자동 운전이 가능해진 점도 편리하다. |
스토리 진행에도 꽤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바스라는 굉장한 악역에게 일방적으로 기대는 전개를 하는 바람에 바스와의 전투 후에 다소 루즈해지는 결과를 낳았다면, 이번에는 키라트에 오면서 골든 패스에 합류하고 다양한 사건을 거치면서 몰랐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이 꽤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주요 캐릭터들도 저마다의 정의와 사연이 있어서 좀처럼 선악을 구분하기 힘든 점도 매력적입니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골든 패스의 리더 중 누구의 편을 드느냐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미션이 달라지는 점도 꽤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맨 처음 골든 패스에 합류하는 과정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어머니의 유언을 따르기 위해 미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타지까지 온 사람이 갑자기 눈도 깜짝하지 않은 채 총을 둘러메고 초면인 왕실군과 동물들을 도륙 내는 살인 기계가 되는 과정을 플레이어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큰 과정이나 이유를 준비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작에서 제이슨이 첫 살인 이후 느꼈던 묘한 기분과 이후 섬의 광기에 점점 물들어가는 과정에 비해서는 초반 전개가 다소 미약해 보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데, 역시 대부분 정신이 나가 있다. |
|
정통을 따르는 세이발과 현실을 직시하는 아미타 중에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선택은 여러분의 몫. |
별도의 모드로 존재하던 협동 플레이가 이제 싱글 캠페인 안에 포함되어서 싱글 플레이 중에 협동 플레이를 생성할 수 있게 되어서 파트너를 초대해서 전초 기지나 요새를 함께 공략하거나 미니 게임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간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고 협동 플레이의 결과가 싱글 캠페인에 바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오직 협동 플레이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맵들에 비해 이번 작품의 협동 플레이는 약간 시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나마 요새 공략을 둘이서 할만하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치 플레이는 거점 탈환과 수비, 가면 쟁탈전, 기지 폭파 모드로 구성되어 5:5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다른 FPS 게임들의 멀티 플레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만, 골든 패스와 락샤사 진영이 서로 총기를 위주로 사용하느냐 특수 능력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특징이 상당히 차이나서 이러한 특징에 기반한 플레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령 락샤사 진영으로 하게 되면 앉았을 때 은신 모드가 발동하여 쉽게 들키지 않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활로 공격하기 용이하고 동물을 부리거나 특수한 화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멀티 플레이 인원도 많고 서버 상태도 안정적이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해서 은근히 인기를 모으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싱글 플레이 중에 친구를 초대해서 협동 플레이 모드로 전환하자. |
멀티 플레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꽤 깊이가 있다. |
전체적으로 큰 틀은 전작에서 많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뼈대는 그대로 두고 부족하고 불편한 부분을 수정하고 콘텐츠를 늘린 것이 파 크라이 4에 대한 인상입니다. 그래서 누가 제게 와서 '엥? 이거 완전 파 크라이 3.5 아니냐?'라고 하더라도 사실 부정할 자신도, 부정할 마음도 없습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전작의 시스템이 워낙 괜찮았기 때문에 그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받고 거기에 여러 장점을 추가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게다가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한글화가 되었다는 것도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사실 기대치는 이것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야구에 빗대자면, 파 크라이 2가 볼넷으로 1루에 걸어 나갔고 파 크라이 3가 2루타를 쳐서 주자가 2루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다음 타자인 파 크라이 4가 큰 것 한 방 날려서 시리즈의 운명을 결정지어줬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희생 플라이로 1점만 내서 김이 다소 빠지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기본은 해줬기 때문에 이 프랜차이즈의 미래가 밝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다음 작품도 이렇게 나온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희망에 찬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글로 보니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
이번 작품의 폭군 페이건 민. |
아름다운 히말라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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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가장 아쉬웠던건 왕실파에 붙어서 저 역적패당들을 소탕하고 페이건 전하를 모실수 없다는게 가장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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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이것좀 도와줘요 아재... 동물좀 사냥해줘요 아재... 사람들을 구해줘요 아재...꼬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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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15분만....기다리시면....읍으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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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극좌에 붙느냐 극우에 붙느냐의 선택이 되는 게임. 어차피 극과 극을 골라야한다면 페이건 민에게 붙는 스토리 역시 선택 가능했다면 훨씬 좋았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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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독수리 딥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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