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던전'이라는 단어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아마 누군가는 몬스터와의 전투를 떠올리겠죠. 혹은 함정이나 퍼즐을 떠올리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탐험 그 자체를 연상하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던전에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떠올리든 간에, 그곳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설렘을 느낀다면, 그곳의 입구에 서서 묘한 긴장감을 느낀다면, 한발 나아갈 때마다 두근거림을 느낀다면, 그것은 아마 우리가 도전과 모험을 사랑하는 게이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던전 RPG라는 장르가 비록 약하지만 끈질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되겠죠.
여기, 특이하게도 던전 RPG 외길 인생으로 명성을 쌓은 제작사가 있습니다. '미궁 크로스 블러드 인피니티'와 '데몬 게이즈'로 이젠 국내 던전 RPG 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익스피리언스. 그리고 이 회사에서 제작한 동경신세록 : 오퍼레이션 어비스가 한국어화를 거쳐 국내에도 발매되었습니다. 이미 작년에 일본어판으로 플레이해보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한국어판으로 이 게임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해, 던전의 장인들이 만든 던전 RPG는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프닝은 역시 애니메이션이 제맛. 짧지만 나름 강렬하다. |
게임의 배경이 되는 도쿄의 히노와구. 가까운 미래의 평행세계로 보인다. |
예쁜 캐릭터가 등장하는 케이스 표지와 만화 같은 게임 내 일러스트를 보고 던전도 아기자기하고 심플하게 설계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대부분의 던전은 플레이어의 탐험심을 적당히 자극할 정도로 넓고 복잡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입구에서 출구까지 도달하는데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어 있으며, 제작진에서 마련한 직접적인 힌트 없이 순전히 던전의 전체적인 구조를 보며 타일 단위로 꼼꼼하게 체크해야 숨겨진 문이나 장치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구간이 꽤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고전적인 던전 RPG처럼 던전 하나 잡고 일주일 동안 끙끙댈 정도는 아니지만 여러 층으로 구성된 한 던전의 구조를 완전히 밝혀내는 데는 몇 시간은 걸릴 정도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여러 층이나 여러 구역으로 구성된 던전은 각 구역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한 구역의 비밀 통로를 뚫어 다른 구역의 비밀 통로로 나가야 비로소 제대로 된 출구를 찾을 수 있게 디자인된 점도 인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 등장하는 모리모토 빌딩은 그냥 계단으로만 내려가서는 특정 지점에 도달할 수 없고, 27층에서 26층으로 내려가는 수많은 통로 중에 어떤 한 통로를 찾고 다시 26층에서 25층으로 내려가는 통로 중에 한 통로를 찾아야 막혀 있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장의 미니 맵을 보며 각 구역을 서로 연계해서 루트를 추론해야 하는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던전을 탐험하는 맛이 제대로 살아 있습니다.
던전의 구조는 단순하지 않다. 여러 구역과 통로가 복잡하게 연결된 구조. |
던전 곳곳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어 더욱 흥미를 더한다. |
던전의 구조 자체에서 오는 복잡함 외에도 이쪽에서 나갈 수는 있지만 반대쪽에서 들어올 수 없는 일방통행 문이나, 던전 RPG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트랩 타일, 방향을 잃게 만드는 지역 등 무심하게 거닐다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존재하여, 한 타일 한 타일 꼼꼼하게 살피고 여러 번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반면에 일단 던전의 구조를 제대로 숙지한다면 최단 거리 루트를 통해 빠르게 다음 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이렇게 복잡한 디자인과 단순한 지름길이 적절하게 조화된 던전은 상당히 세심하게 공들여서 만든 티가 납니다.
그리고 오토 매핑 시스템으로 한 번 지나간 타일은 벽과 바닥이 알아서 미니 맵에 기록되고, 이렇게 미니 맵에 밝혀진 길은 자동 이동을 지원하는 등 부수적인 부분에서 꽤 많은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던전 탐험 자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머리로 외우거나 따로 노트에 좌표를 적어둬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미니 맵에 더 많은 정보가 기록되거나 플레이어가 직접 미니 맵에 정보를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더 편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군요.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서 타인과 힌트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마치 다크 소울의 힌트 시스템처럼 여러 단어를 조합해서 바닥에 기록을 남기는 방식인데,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숨겨진 장소나 함정을 힌트를 통해서 알아낼 수 있어서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가짜 정보를 남겨 플레이어를 곤경에 처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발 앞으로 가라고 해서 갔더니 일방통행 함정에 걸려서 다시 빙 둘러서 되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가짜 정보 뒤엔 어김없이 가짜임을 경고하는 메시지도 함께 존재하여 뭐가 진짜 정보인지 고민하는 소소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자동 이동 기능은 매우 편리한 기능. |
다른 사람과 메모로 힌트를 주고받을 수 있다. |
뭐? 안알랴줌? |
메모로 뒤통수 맞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
전투는 이동 중에 랜덤으로 적과 조우하거나 혹은 심볼을 건드려서 시작되는데, 기본적인 틀은 6인 파티로 전열과 후열을 나누어서 턴에 따라 공격을 주고받는 전형적인 던전 RPG식 전투입니다. 이미 숱하게 겪어왔을 전투 방식이고 전투의 템포도 빠른 편이며, 특정 구간을 제외하면 난이도도 그렇게 높지 않아서 처음 전투를 시작하는데 있어서는 큰 부담이 없는 편입니다만, 이 전투 시스템을 떠받치는 다른 시스템이 꽤 다양하여,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시스템들을 숙지하는데 꽤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시스템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블러드 시스템을 들 수 있겠군요. 블러드는 캐릭터에 직업을 장착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블러드를 장착하느냐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주문이 달라지고 능력치에 붙는 보너스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블러드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특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블러드를 장착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플레이를 추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블러드의 특성이 제대로 드러나는 스킬을 해금하기 위해서는 꽤 레벨이 올라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블러드 교체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고, 던전 탐험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학술사 블러드나 회복을 담당하는 성술사 블러드 없이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직업 선택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문제점으로 남습니다.
보통은 평범한 전투지만, 인카운트 게이지가 오르면 강력한 수배이형체가 등장한다. |
다양한 임무를 받고 던전에 들어가게 된다. |
팀원들의 결속력도 전투에 영향을 준다. |
라이즈 앤 드롭 시스템도 꽤 인상적인데, 이 시스템은 던전 안에서 전투를 거듭하면 게이지가 올라서 더 강한 적이나 다수의 적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보스급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수배이형체와 만날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그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경험치가 증가하고 좋은 아이템을 얻을 확률도 높아지는 시스템입니다. 반대로 전투에서 이탈하는 등으로 게이지가 내려가면 비교적 약한 적들이 등장해 수월하게 던전 탐험을 할 수 있게 되죠. 레벨 업과 아이템 파밍을 원할 때는 게이지를 높여서 진행하고, 느긋하게 스토리 진행이나 던전 탐색을 원할 때는 게이지를 낮춰서 진행할 수 있어서 현재 목적에 따라 스타일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항상 높은 게이지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게이지가 초기화됐을 때 다시 게이지를 올리는데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불편함도 따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대표적인 시스템 외에도 부대원끼리의 상성이나 결속의 정도가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점이나 무기의 강화, 제작, 아이템 파밍과 같이 다 언급하지도 못할 만큼 정말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이런 점은 좋게 말하면 부대 관리에서 오는 재미를 준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너무 신경 쓸 부분이 많다는 의미도 됩니다. 게다가 이런 부분이 전투에 아주 큰 영향을 주거나 파고들 깊이가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아주 무시해도 될 사소한 요소라 보기도 힘들어서 플레이어에 따라서 반응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게임 내에서 간단한 임무들을 통해 이런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편이고, 놓친 부분은 전자 매뉴얼이나 대원 편람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고 편하게 숙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편의성 면에서도 전투 시에 O 버튼을 누르면 전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이전에 실행한 커맨드를 쉽게 반복할 수 있는 등 전투에서 최소한의 편의성은 제공해주고 있는 편입니다. 다만 던전 안에서나 전투 중에는 적의 속성과 같은 정보를 알 수 없고 반드시 본부로 귀환했을 때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불편한 점으로 남습니다.
매뉴얼엔 중요한 정보가 많고 번역이 잘 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길 권한다. |
몬스터에 관한 정보는 특정 장소에서만 확인 가능. 제공되는 정보도 제한적이다. |
전체적인 그래픽은 일단 무난해 보입니다. 모두 2D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 기술적으로 좋고 나쁨을 말할 만한 부분은 없지만, 게임의 분위기와 배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캐릭터 일러스트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는데, 여성 캐릭터의 그림체는 일관성 있게 그려진 반면에 남성 캐릭터 중에 일부는 마치 각자 다른 사람이 그린 것처럼 어색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 사람의 특색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간혹 어색함이 느껴지는군요. 그리고 주요 몬스터 일러스트도 나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주 정교하고 인상적이라고 할 수도 없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던전의 분위기 자체는 던전 마다의 특색을 잘 살려서 괜찮지만, 벽지나 바닥을 조금 더 신경 써서 디자인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디자인 자체도 단순한 데다가 같은 타일을 붙여넣은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그나마 앞서 말한 그래픽 디자인 부분은 아주 좋지도 그렇게 나쁘지도 않아 그럭저럭 넘어갈 부분입니다만, 전투에서 특수 공격이나 마법을 사용할 때 생기는 이펙트는 지나치게 무미건조하여 이게 정말 전체 공격 기술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이며,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도 밑에 뜨는 전투 기록을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미약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이 게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른 RPG의 직업 개념과 유사한 블러드 시스템. 고유의 일러스트가 존재한다. |
학원 밖의 다양한 장소는 이벤트가 벌어지는 장소이자 던전의 입구 기능을 한다. |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베이직 모드와 클래식 모드를 고를 수 있는데, 베이직 모드는 부대원들의 일러스트를 미리 준비된 일러스트 중에 골라서 시작하는 모드이고 클래식 모드는 외형을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는 모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이직 모드는 일러스트가 화려하고 멋있지만 무기나 장비를 바꿔도 외형이 변하지 않고 클래식 모드는 아무리 열심히 설정해도 외형이 뭔가 엉성한 대신에 착용한 장비가 캐릭터 화면에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는데, 선택의 자유를 준 점은 만족스럽지만, 그래도 두 모드의 장점을 합칠 방법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래도 2D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등장하는 이벤트 장면이나 캐릭터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 |
하지만 일부 남성 캐릭터는 이상할 정도로 이질감이 든다. |
사운드도 그래픽 만큼이나 무난한 편입니다. 배경 음악이 던전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는 합니다만, 특별히 고급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형편없는 수준도 아닌 정도이고,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정말 잠깐씩만 등장하기 때문에 좋고 나쁨을 판단할 의미가 없는 수준입니다.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전투 중의 효과음인데 이게 상당히 밋밋해서 앞에서 언급한 그래픽 효과와 맞물려서 전투의 재미를 깎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분명히 때리거나 맞았는데 눈에 보이는 것도 밋밋하고 귀에 들리는 것도 밋밋해서 체감되는 정도가 상당히 약한 편이죠.
게임 모드는 베이직과 클래식으로 나뉜다. |
베이직은 캐릭터 모습이 정해져 있고 클래식은 직접 외형을 꾸밀 수 있다. |
생각보다 대사량이 많은 편이고 게임 내 매뉴얼이나 설정집도 잘 갖춰진 것을 감안했을 때, 한글화는 매우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없고 캐릭터의 성격도 잘 전달되며, 자주 등장하는 썰렁한 언어유희도 한국어에 맞게 현지화되었습니다. 시스템이 복잡해서 틈나는 대로 매뉴얼이나 아이템 설명을 읽어야 하는 이 게임의 특성상 언어의 장벽이 꽤 높은 편이라 생각하는데, 번역이 잘 된 덕분에 매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체할 단어도 있고 지면도 풍부한 경우에도 굳이 약자를 그대로 쓰거나 음차 번역을 한 부분이 가끔 눈에 띄는데 처음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개발 라보', '의료 라보', '술방', '특방' 정도가 되겠네요.
인터페이스는 대부분 편리한 편이지만 아이템 납품이나 감정 등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아이템을 한꺼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하나씩 눌러야 하고 아이템끼리 비교도 직접 해야 하는 부분은 불편한 점입니다. 특히 아이템이 수십 개가 넘게 쌓여 있으면 하나하나 확인을 눌러주는 과정이 매우 번거롭게 느껴지죠. 센스가 약간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상태나 아이템 설명에서 한 화면에 표시해야 할 정보가 많다 보니까 대부분 한 글자나 두 글자로 줄여서 표시하는데, 이것도 익숙해지기 전에는 정보를 쉽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가령 캐릭터 타입에 호·활·준·미·성·현이나 적의 종류에 괴·비·초·생·미, 정크 웨폰을 JW로 마테리얼은 MT로 플러그 인은 PI로 표시하는 등 처음 봤을 때 마치 암호처럼 느껴지는 표현들이 너무 많아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일부 정보 화면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 |
한국어화 상태는 꽤 좋은 편. 뉘앙스를 잘 살리고 있다. |
어느 게임이나 스토리가 좋으면 더욱 훌륭한 게임이 되겠지만, 던전 RPG라는 장르의 특성상 스토리가 조금 별로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던전 탐험과 전투가 핵심적인 게임 플레이며, 특히 이렇게 파티 멤버를 플레이어가 스스로 작성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장대한 서사시를 그려내기가 힘들겠죠. 하지만 스토리가 최소한 캐릭터가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 그럴싸한 이유 정도는 제시해줘야 하고 또 게임의 몰입에 방해하진 않는 수준은 유지해줘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 게임의 스토리는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하는 설정과 상황에 맞지 않는 주변 인물들의 대사, 뻔한 전개로 그 최소한의 역할도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경은 학원인데 전혀 학원물이 아니고 전개는 미스터리인데 전혀 미스터리 하지 않은 묘한 느낌을 전달해줍니다.
진행 중에 대원 편람과 엑스피디아는 틈틈이 읽는 것이 좋다. |
전투를 쉽게 풀어나가기 위해 개발 라보와 의료 라보에 자주 들리자. |
던전 RPG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던전의 설계는 상당히 준수합니다. 구조 자체도 성의 있게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트릭과 함정으로 던전 클리어 자체만으로 깊이 있는 재미를 제공하죠. 흥미롭고 다채로운 시스템으로 캐릭터 육성이나 부대 관리에도 꽤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탄탄한 기본기와 빠른 템포를 갖춘 전투가 어우러져 던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대부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잘 된 한국어 현지화는 아주 큰 힘을 발휘하죠. 여기까지만 보면 이 장르에 이미 익숙한 분들이나 관심이 있는 분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핵심적인 요소들 외에, 그래픽이나 사운드나 스토리 같은 부가적인 요소까지 잘 갖춰져 있어야 다양한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가 있을 텐데, 아쉽게도 그런 부분은 썩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편의를 위한 여러 시스템이 존재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매뉴얼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과 다소 시대에 뒤처진 인터페이스가 초심자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어떻게 보면 던전 RPG로 명맥을 이어온 제작사의 노하우가 절절히 살아 있다고 하겠지만, 그 뒷면에는 직원 15명의 소규모 개발사가 가진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물론 지금도 기본을 갖춘 좋은 게임이지만, 다음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족하게 할 더 훌륭한 게임으로 돌아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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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는 재미있게 했는데 우익냄새 때문에 좀 불편한 게임. 일본이 어느 강대국 앞에 설설 기는 일방적인 피해자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고, 한국인 캐릭터는 별 이유도 없이 플레이어에게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중반 이벤트 후 본거지가 태평양전장 당시의 대본영이 되질 않나, GHC 기념묘지가 던전으로 나와서 철저하게 미국을 비꼬는 몹들이 나오질 않나 진짜 가면 갈 수록 가관임. 사실 대놓고 욱일기가 나오거나, 사죄배상같은 혐한 드립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좀 덜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중심 스토리의 사상 자체가 극우적인 논조에 우익 특유의 피해자코스프레를 해놓은 식이라... 이걸 은근하게 포장해놨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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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뽕존나 빤 게임이라는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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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리뷰에 이 게임의 우익적인 색채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게 꽤 신기했습니다. 꽤나 민감한 문제고 업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루리웹 특성상 쉽게 언급할 부분은 아닌 거 같아 이해는 합니다. 제가 이거 한 장 덜 팔리면 수당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걍 게이머인데 구라를 친다고 하시니 좀 섭섭하네요. 이 게임의 스토리라인이 위험한 건 위에도 밝혔듯 극우적 사상이 꽤 "은근하게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정말 제일 민감한 문제인 위안부 문제, 태평양전쟁 등의 내용은 일단 보류시켜놓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내용이나 피상적인 요소들을 여기저기 박아놔서 자연스럽게 버무려놨어요. 이 쪽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눈에 띄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못 찾는 그런 수준이죠. 제가 언급한 부분들은 분명히 게임상에 정확하게 나오는 부분이고, 굉장히 솜씨좋게 버무려놓은 수준이라 문제제기를 하기도 어렵다는 게 제 사견입니다. 마지막으로 전 이 게임 돈 주고 사서 재미있게 했습니다. 게임을 선택해서 즐기는 건 다른 유저들 개인의 권리구요. 리뷰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부족해서 한 번 문제제기를 해 보았을 뿐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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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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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만든 던전의 맛, 게임은 사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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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뽕존나 빤 게임이라는거네요 | 15.05.13 17: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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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리뷰에 이 게임의 우익적인 색채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게 꽤 신기했습니다. 꽤나 민감한 문제고 업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루리웹 특성상 쉽게 언급할 부분은 아닌 거 같아 이해는 합니다. 제가 이거 한 장 덜 팔리면 수당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걍 게이머인데 구라를 친다고 하시니 좀 섭섭하네요. 이 게임의 스토리라인이 위험한 건 위에도 밝혔듯 극우적 사상이 꽤 "은근하게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정말 제일 민감한 문제인 위안부 문제, 태평양전쟁 등의 내용은 일단 보류시켜놓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내용이나 피상적인 요소들을 여기저기 박아놔서 자연스럽게 버무려놨어요. 이 쪽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눈에 띄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못 찾는 그런 수준이죠. 제가 언급한 부분들은 분명히 게임상에 정확하게 나오는 부분이고, 굉장히 솜씨좋게 버무려놓은 수준이라 문제제기를 하기도 어렵다는 게 제 사견입니다. 마지막으로 전 이 게임 돈 주고 사서 재미있게 했습니다. 게임을 선택해서 즐기는 건 다른 유저들 개인의 권리구요. 리뷰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부족해서 한 번 문제제기를 해 보았을 뿐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 15.05.14 23: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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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감사의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이번에 스팀에 Operation Abyss: New Tokyo Legacy 로 북미버전이 올라왔는데, 어떤게임인지 궁금해서 이리저리 찾다가 이 리뷰를 발견했네요. 구매 고민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구매 안하기로 했습니다. 구매했으면 꽤나 열불 쌓였을 것 같네요. | 17.03.29 06: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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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같은 놈도 20년 넘게 제자리 걸음 맨날 똑같은 수준 같네. 블러드본이 일본 게임인 건 알고나 있냐? ㅉㅉㅉㅉ | 15.05.21 1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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