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오픈 월드 RPG란 명찰을 달고 발매된 것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하나만 꼽아보라 한다면 누구든 '엘더스크롤 : 스카이림(이하 스카이림)'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완성도, 판매량, 세간의 평가 등등 모든 면에서 대단한 위업을 달성했으니까요. 글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 백스페이스에서 손가락 떼시구요. 수많은 장점들이 조화를 이루어 일궈낸 성과인 만큼 으뜸가는 공을 세운 것이 누구인지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우승 후보를 골라내는 것 정도라면 그리 어렵지만도 않습니다. 오히려 쉬운 편이죠. 그 중 하나가 바로 자유입니다.
숙명을 받아들여 세상을 파괴하려 드는 사악한 용과 맞서 싸우든, 그딴 거 알 바 아니라는 듯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며 시간을 보내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영웅 노릇 외에도 수렵과 채집, 빈집털이 혹은 소매치기, 강도질, 청부살인, 상품의 제조 및 판매, 자택의 구입과 결혼 등등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 일일이 늘어놓기조차 힘들 지경입니다. 엔딩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기에 게임을 끝내는 것조차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었지요. 단순한 모험을 뛰어넘어, 스카이림은 삶 그 자체에 가까운 무언가를 구현하려 애쓴 흔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해두지만 '드래곤즈 도그마' 리뷰 맞습니다. |
별 의미는 없고 가슴. |
'드래곤즈 도그마(DRAGON'S DOGMA)'는 다릅니다. 임무가 주어지고 전투가 이어질 뿐, 삶은 없습니다.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어디까지나 정해진 길 위에서의 여정을 위해 깔아 둔 포석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오픈 월드를 표방하는 것치고는 주인공의 행동에 제한을 두는 벽이 꽤 높은 편이며, 몇몇 중요한 이벤트를 제외하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 선택을 통해 과정이나 결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NPC를 죽이거나 할 수도 없습니다. 때려눕히더라도 며칠 지나고 나면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니까요. 개인의 소지품이란 개념이 없어서 도둑질을 하지도 못합니다. 민간인을 공격하면 감옥에 갇히기는 하지만, 탈옥한다 해서 현상금이 붙거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찌 보면 드래곤즈 도그마의 골격은 흔히 말하는 일본식 RPG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자유를 누릴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가는 돌아오는 실망을 피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나 뭘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느라 답답해 할 일이 없고, 결말로 이어지는 핵심적인 전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무시하기 힘든 장점입니다. 덕분에 이렇다 할 버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큰 장점이지요. 결국 방향성의 차이이고 취향의 문제일 뿐입니다. 드넓은 가능성의 바다가 다소 버거운 사람에게라면 이 정도가 딱 적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 가게 밖에 웬 버섯이 떨어져 있네? |
도시 안에서 실수로 공격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그만……. |
이러한 구조란 경험해 본 적 없는 오지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길을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결과라 봐도 좋을 겁니다. 익숙하지 않은 장르 안에서라면 그 특성을 강조하려 드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그렇다고는 해도, 안전만을 추구하다가는 이도 저도 아닌 밋밋한 물건이 되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자신 있는 표정으로 내세울 만한 팻감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습니다. 본질적인 부분에서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바스트 모핑을 기본으로 깔아두고 여성 출연진들의 의상을 적어도 상반신까지는 훌러덩 벗길 수 있게 만들어 주던가요. 드래곤즈 도그마의 경우에는, 오픈 월드 '액션' RPG로서의 출전이 그 해답이었습니다.
들판 위를 전력으로 질주하고, 지붕 끄트머리나 담벼락 따위에 매달려 기어오릅니다. 항아리나 돌덩이 따위를 집어 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적이나 시체를 어깨에 들쳐 멘 뒤 내던지기도 합니다. 덩치 큰 괴물의 몸뚱이에 매달려 이리저리 기어 다니며 레골라스가 된 기분으로 칼날을 박아 넣습니다. 조무래기들을 베어 넘기거나 때려눕힐 때의 손맛이야 굳이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스테미너가 충분히 남아있는 한, 이 모든 액션을 쉼 없이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습니다. 마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이지라곤 체력과 스테미너 단 두 가지뿐인 간단명료한 시스템이죠.
방어력이 매우 강해 보입니다. |
팬티가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은걸! |
드래곤 울티메이텀. |
넌 때리기도 귀찮다. |
줄어든 스테미너는 잠시 기다리면 자동으로 회복되며, 상황이 급박하다면 물약이나 버섯 등을 이용하여 빨리 채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소지한 아이템이 많고 무거울수록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지는데다 스테미너의 소모량도 늘어나는 만큼, 동료에게 짐을 나눠주거나 당장은 쓸 데가 없는 것들을 여관 등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가벼운 몸놀림 사이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제법 신선한 경험입니다.
인체의 움직임을 실감 나게 모사한 동작들을 바탕으로, 드래곤즈 도그마는 이동과 전투 양측 모두에서 시원시원한 쾌감이 수반된 양질의 액션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액션이야말로 이 게임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액션이야말로 이 게임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요한 거라서 두 번 썼습니다. 신화 속 거대한 괴수들과의 박력 넘치는 대결은 가히 그 백미라 하겠습니다. 다만 여느 액션 게임들과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이쪽은 동시에 RPG라는 것이지요. 직접 만들어 성장시킨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이라면, 싸움의 즐거움도 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짐이 많을 땐 여관의 창고를 활용합시다. |
헉헉 잠깐만 헉헉. |
죽어라 죽어. |
당장은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게임의 오프닝이 끝나고 나면, 앞으로 플레이어 자신의 분신 역할을 맡을 주인공의 외형을 꾸미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각각의 부위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조형들을 이것저것 골라 짜 맞추는 방식이지만, 그런 것치고는 가능한 경우의 수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시간만 좀 투자한다면 어렵잖게 원하는 얼굴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정작 게임 안에서의 얼굴이 만들 때와는 달리 좀 부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여성 캐릭터입니다. 전 소중하니까요. |
왜 가슴은 더 크게 만들지 못하는 거죠. 왜죠. |
외모를 꾸미는 작업이 끝났다면 다음은 직업을 정할 차례입니다. 검과 방패를 들고 근접전을 벌이는 '파이터', 아군을 보조해 주는 것이 주된 업무인 '메이지', 그리고 단검과 활을 사용하며 민첩한 몸놀림이 장기인 '스트라이더'. 드래곤즈 도그마가 제공하는 직업 중에서도 기본이 되는 것은 이 세 가지입니다. 나머지 여섯 개의 직업은 그 중 하나가 특정한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거나, 혹은 둘씩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파이터의 변형인 '워리어'는 방어를 포기한 채 강력한 양손 무기를 휘둘러 대는 직업입니다. '소서러'도 이와 비슷하여, 적의 피해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법이 주를 이룹니다. '레인저'의 장기는 스트라이더에 비해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궁술이지요. 그밖에 혼성직이라 불리는 '어새신', '미스틱 나이트', '매직 아처'는 각각 파이터와 스트라이더, 메이지와 파이터, 스트라이더와 메이지의 특성을 적절히 뒤섞어 놓은 것입니다.
검, 단검, 둔기, 지팡이 등은 주 무기에 해당하며, 방패와 활은 보조 무기로 분류됩니다. 워리어를 제외한 모든 직업은 주 무기와 보조 무기에 최대 세 가지씩의 기술을 지정하여 전투 도중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 간단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할 마법을 고르느라 멈칫하거나 별도의 조작을 입력하느라 애쓸 필요 없이 다양한 기술들을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액션과 RPG가 적절한 조화를 이룬 결과입니다.
이런 식으로 버튼마다 다른 기술을 배치. |
수도의 여관에서 직업을 바꿀 수 있다. |
원한다면 언제라도 직업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긴 합니다. 다만 랭크를 충분히 높이기 전까지는 어떤 직업에서든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초보자니까요. 랭크라는 건 말하자면 직업인으로서의 숙련도 같은 겁니다. 캐릭터의 레벨과는 별개로, 모든 직업에는 저마다의 랭크가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랭크를 올리면 올릴수록, 그 직업 안에서 익힐 수 있는 기술도 점점 더 많아지지요.
같은 종류의 무기를 사용하는 직업이라면 기술 또한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파이터로서 익힌 기술들은 미스틱 나이트나 어새신으로 전직한 뒤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모두가 검과 방패를 다룰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바꿔 말하면, 파이터로서의 랭크가 아무리 높다 한들 마법을 쓰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직 이후 한동안은 체력 좋고 힘 좀 센 것만이 장점인 풋내기 메이지로 지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랭크가 올랐다! 주인공은(는) 새로운 기술을 획득했다! |
스트라이더, 레인저, 어새신의 공용기 중 하나인 'Biting Wind'. |
그런 불편함을 무릅쓰고서라도 이런저런 직업을 전전해 볼 것을 권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강화(Augments)'라는 요소입니다. 그 효과란 체력의 한계를 높여준다거나, 마법에 공격당했을 때의 피해를 줄여준다든가, 무기를 이용한 공격의 위력을 높여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캐릭터의 기본적인 성능을 강화시켜주는 것들이지요. 직업에 따라 얻을 수 있는 Augments의 종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다른 기술들과 다르지 않으나, 장착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직업이나 장비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 그 자체에 적용되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가장 큰 이유란 결국 플레이어 자신의 즐거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서러의 마법이 다른 직업 쌈 싸먹는 엄청난 위력을 자랑한다 하더라도, 허구한 날 지팡이만 휘두르다 보면 예리한 날붙이로 적을 벨 때의 손맛이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망설이지 않고 직업을 바꿔주는 것이 정답입니다. 현실 속 밥벌이도 아니거늘 한 가지 직업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는 어정쩡한 캐릭터가 될까봐 걱정할 필요는, 더욱 없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쌓이고 쌓여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밑거름이 될 테니까요.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Augments 가운데 무엇을 골라 장착시키고, 덧붙여 어떤 무기와 기술을 쥐여주느냐에 따라 같은 직업이라도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기 일쑤입니다.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빈틈없이 완벽에 가까운 조합을 추구할 수도, 독특한 개성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수도 있습니다. 요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전직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겁니다. 준비된 직업의 수가 고작 9개 뿐이기에 어쩐지 단조롭고 딱딱할 것 같다는 첫인상은 말 그대로 첫인상일 뿐이었습니다.
궁극 마법 라이트닝 스톰입니다. 거짓말이지만. |
얼음 기둥으로 급소를 뽱! |
마법도 쓰고 활도 쏘는 매직 아처. |
Augments를 모아서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어봅시다. |
외모와 직업을 결정하고 난 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작업을 한 번 더 반복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앞으로의 모험에서 든든한 동료가 되어 줄 '폰(Pawn)'을 만드는 과정이지요. 폰이라 함은 간단히 말해서 사람의 형상을 한 소환수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먼저와 같은 방식으로 겉모습을 설정하고, 직업을 정해줌으로써 자신만의 '메인 폰'이 완성됩니다. 혼성직으로 전직할 수 없을 뿐, 레벨과 랭크를 올리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 가며 점점 더 강한 힘을 갖추어 나가는 방식은 주인공의 그것과 똑같습니다.
최대 두 명의 '서브 폰'을 더 고용함으로써 일행을 넷으로 늘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서브 폰의 정체란 바로 드래곤즈 도그마를 즐기는 다른 플레이어가 만든 메인 폰입니다. 자신의 메인 폰은 누군가의 서브 폰이 되고, 다른 누군가의 메인 폰은 자신의 서브 폰이 되는 것이죠. 여행 도중 여관이나 야영지 등에서 돈을 내고 잠을 잘 때마다, 메인 폰에 대한 정보가 게임의 서버로 전송되어 새롭게 덧씌워집니다. 플레이어는 필드 곳곳에 자리 잡은 '리프트 스톤(Rift Stone)'을 통해 다른 차원의 공간인 '리프트'를 방문함으로써, 그렇게 한데 모인 폰들의 인적사항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만족하는 구직자가 있는지를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서로의 폰을 공유하는 인력 시장인 셈입니다.
도움이....... 되시라고........ 올려 봅니다........ |
키운 보람이 있다. |
머리는 썩 좋지 않지만 든든한 동료들과 한 장. |
메인 폰이 어딘가에서 열심히 재주를 부린 대가로 그 주인은 'RC(Rift Crystal)'라는 포인트를 얻습니다. RC의 주된 용도란 게임 속의 돈으로는 살 수 없는 특수한 물품들을 구입하는 것으로, 주인공과 메인 폰의 외형을 다시 수정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도 그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주인공보다 레벨이 높은 폰을 고용하기 위한 임금으로 쓰이기도 하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RC의 양은 메인 폰이 소환된 횟수와 노역을 제공하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인기 있는 폰의 수입은 만 단위를 가볍게 뛰어넘는 반면, 누군가는 몇 백도 버겁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인공을 쫓아다니는 것이 본업인 메인 폰을 제작할 때도 어느 정도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것을 신경 쓰게 되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물론 서브 폰을 선택하는 첫 번째 조건은 높은 확률로 레벨과 능력이 되겠지만요.
이것이 알바천리프트 스톤. |
경쟁이 치열한 곳입니다. |
대중의 취향이라는 것과 타협하든 하지 않았든 간에, 메인 폰까지 완성하였다면 바야흐로 본격적인 모험의 시작입니다. 본격적인 불만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평화로운 어촌 마을의 평범한 주민이었던 주인공은 어느 날 느닷없이 눈앞에 나타난 드래곤에게 심장을 빼앗기고, 이후 'Arisen(혹은 覺者)'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세상에 재림한 전설 속의 영웅과도 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선택받은 자'라는 설정은 얼핏 진부하기 짝이 없는 것이지만, 사실 꼭 신선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소재가 너무 나빠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게으르고 무능력한 음유시인의 핑계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드래곤즈 도그마의 말솜씨란 그럭저럭 합격점을 받을 만한 수준은 됩니다. 눈에 띄는 결점 없이 매우 훌륭하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시길.
RPG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란 결국 퀘스트의 연속입니다. 심장을 되찾기 위한 드래곤과의 결전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메인 퀘스트에 해당하며, 그밖에 잡다한 서브 퀘스트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메인 퀘스트는 비중이 크거나 지위가 높은 등장인물에게 말을 건 뒤 부탁을 받아들임으로써 활성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NPC들은 머리 위에 커다란 물음표를 띄우고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만일 의뢰할 거리를 가진 대상이 평범한 주민들이라면 그 내용은 서브 퀘스트인 것이죠. 둘 중 어느 쪽인지는 옵션을 통해 확인하면 됩니다.
마취 정돈 해 줘라 좀. |
머리 위의 물음표가 신경 쓰여요!! |
딱 봐도 감이 오는 높으신 분. |
애도 봐줘야 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
여관이나 주점의 게시판을 통해 접수하는 퀘스트는 NPC로부터 직접 수주하는 것에 비해 그 형태가 퍽 단순한 편입니다. 우선은 특정한 몬스터를 몇 마리 이상 쓰러뜨리거나 아이템을 모으라는 등의 의뢰가 있습니다. 시간의 제한이 없는데다 다른 퀘스트의 성과와도 연동이 되므로 보이는 족족 활성화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특정한 NPC를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는 호위 형태의 임무입니다. 이 역시 방법이야 간단합니다만 문제는 호위 대상의 지능입니다. 왜 그렇게 자꾸 저 혼자 돌아다니다 죽는지 원. 잠깐 기다려, 이제 안전하니 따라와, 이런 식으로 간단한 지시라도 내릴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테지만 현실은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퀘스트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끝났으니 이쯤에서 다시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도록 하지요. 사냥과 채집을 뺀 나머지 두 종류의 서브 퀘스트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게임 속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뢰인 내지는 게시물이 사라져 버리거나, 수주를 받은 뒤에라도 저 혼자 취소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현실의 50분 정도가 게임 안에서의 하루이고 정해진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는 퀘스트도 있기는 한데, 지금 하려는 건 그 이야기가 아닙니다. 메인 퀘스트를 얼마나 진행하였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커다란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벼룩시장. |
경호원 노릇 하다 보면 속 터질 때가 있으므로 주의할 것. |
밤이 되면 등불을 밝혀야 합니다. 뭐가 보여야 말이지. |
사냥은 아무 때나 해도 상관없습니다. |
앞서 드래곤즈 도그마의 골격이 일본식 RPG의 그것과 비슷하다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실상은 여러 개의 스테이지를 하나씩 완료해 나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 더욱 가깝습니다. 메인 퀘스트의 연표 안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스테이지의 경계선들이 숨어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메인 퀘스트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 꼴이 되어, 이전의 스테이지에 귀속된 서브 퀘스트들까지 더 이상 건드릴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상황이 왕왕 발생합니다. 한편 그 경계선의 위치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귀띔이 없습니다.
'Dungeons & Dragons'를 연상시키기까지 하는 진행 방식이 오픈 월드 RPG로서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보다는 이와 같은 불친절한 구성이 은연중에 같은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할 것을 넌지시 강요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공략을 참고하거나 인터넷을 뒤져보지 않는 한, 한두 번 게임을 끝내는 정도로는 어떤 퀘스트가 어떤 모양으로 얽혀 있는지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미처 가보지 못한 갈림길의 다른 한쪽 끝에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게임을 저장할 자리가 한 개뿐이거든요.
이것은 비단 퀘스트의 구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NPC와의 연애라는 요소가 좋은 예입니다. 이야기의 말미에 이르러 원하는 캐릭터와 보다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겁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한 뒤 시작한 것이 아닌 바에야 제대로 된 한 쌍의 탄생은 두 번째 진행에서부터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경계선이라 할 영주 알현. |
요 잔망스러운 것. |
이동에도 비슷한 불편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드래곤즈 도그마의 맵은 사실 그리 넓은 편이 못 됩니다. 주인공의 고향인 어촌과 수도인 '그란 소렌', 게임 전체를 통틀어 사람 사는 동네라 할 만한 곳도 이 둘 뿐입니다. 그럼에도 상당히 넓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두 다리 외에 다른 이동 수단이 없는 까닭입니다. 이미 방문했던 장소라도 다시 찾아가려면 두 발로 뛰어야만 하니 넓게 느껴질 수밖에요. 원하는 지점으로의 순간 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아이템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한 번 엔딩을 본 뒤에야 비로소 상점에서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더구나 이 게임은 멀티 엔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결말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게임에게 주어지는 서브 퀘스트란, 다른 엔딩을 감상하기까지 이미 겪어본 일들을 되풀이하는 과정이 지루하거나 짜증 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 전의 진행에서 손에 넣은 레벨과 아이템 등을 그대로 가진 채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조건일 뿐 같은 게임을 되풀이할 절실한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되풀이하고 싶어질 만큼 재미있는 게임이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메인 퀘스트죠.
유일하게 두 다리 아닌 교통수단에 탑승해 볼 수 있었던 시간. |
초원 위에서 말 좀 타 보고 싶다. |
스톤을 한 개 던져봐라 Arisen. |
이게 포탈입니다 포탈. |
비교적 건성으로 진행하더라도 클리어에는 꼬박 이틀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일 8시간씩 쏟아 부어도 엿새가 걸려요. 그 속에 불편하거나 불만스러운 구석이 전혀 없다면, 새빨간 거짓말이 되겠습니다. 중세풍의 배경이랍시고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만 치중한 탓인지 시선을 잡아끄는 세련된 복식이 없어 옷 갈아입히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 불만입니다. 장비의 성능이 상승하는 폭에 비해 가격은 널뛰듯 뛰어오르는 탓에 돈을 벌겠답시고 어쩔 수 없이 비정상적인 꼼수를 활용하거나 몬스터를 때려잡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 귀찮습니다. 게임을 저장할 자리는 단 하나뿐이라서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실수로 낙사라도 하면 한참 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요.
그토록 긴 플레이 타임 가운데 달리느라 소모하는 시간이 절반은 되고도 남습니다. 게임의 분량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어서 짜증이 납니다. 말이나 마차 같은 별도의 교통수단은 왜 없는 걸까요. 기껏 이상적인 외모로 빚어놓은 주인공이 뚱뚱한 대머리 아저씨와 맺어지는, 꿈에서 다시 볼까 두려운 광경을 목격해야 하는 이유란 대체 무엇일까요. 게다가 이 게임, 동성과의 연애에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편견과 차별은 분명 나쁜 것이지만, 그래도 경고 정도는 해 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불만은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이렇게 껴입었는데 방어력이 높아지다니 부조리하군. |
차라리 백합이라 다행이야. |
100에 조금 못 미치는 시간을 투자한 끝에 확실히 깨닫고야 만 드래곤즈 도그마의 가장 큰 문제점이란, 크고 작은 단점들 탓에 쉼 없이 투덜거리면서도 좀처럼 손에서 패드를 놓지 못하게끔 하는 흡입력과 중독성을 발휘하여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쁘지 않은 스토리와 제법 매력적인 세계관, 깊은 몰입을 유도하는 형태로 배치된 다양한 퀘스트, 폰이라는 독특한 시스템 등이 일조하고 있습니다만, 역시나 주범은 액션입니다. 액션이야말로 드래곤즈 도그마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중요한 거라서 한 번 더 썼습니다.
보다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 별다른 서사의 개입 없이 전투에 전투만을 거듭하는 작업이 단지 그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RPG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미덕이자 축복입니다. 게임이 후반부로 접어들고 나면 아예 무리지어 덤벼오는 적들을 해치우는 데에만 몰두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기까지 합니다. 그 밑바닥에서는 힘겹게 쓰러뜨렸다는 사실을 어디 가서 마음껏 자랑해도 좋을 만큼 강력한 마물이 평범한 괴수들과의 싸움에 따분함을 느끼기 시작한 노련한 모험자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하네요.
그냥 열심히 싸우기만 해도 재미있습니다. |
그렇다 난 용사였던 것이다 사냥이나 가야징. |
저 그냥 나갈게요. |
분명 드래곤즈 도그마는 나무랄 데 없는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어쨌거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고, 새로운 장르에서의 첫 번째 시도가 그런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입니다. 좀 더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습으로 등장할 다음의 작품을 기다리며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를 하게 만들었다면, 우선은 절반의 성공입니다. 구입에 지불한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회차를 거듭해 나가면서도 질리기는커녕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만이 안타까운 그런 작품으로서 다가갈 수 있었다면 나머지 절반에서도 성공을 거둔 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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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출시전에 도그마를 까고 있을때 조용히 뒤에서 보면서 이건 완전 내취향이다 라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발매되고 해보니 보통은 기대를 많이하면 실망하기 마련인데 이건 뭐 조금 기대한것도 아닌데 재미가 아주그냥......... 막상 욕먹던 DLC도 안사도 그만인것만 나오고............이제 그만 살만한 DLC 나오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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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리뷰하나에 얼마나 많은 개드립이있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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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 스카이림 >>>>>>> 도그마 전투: 도그마 >>>>>>>>>>>>>>>>>>>>>>>>>>>>>>>> 스카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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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오픈월드란 이름을 달고 나온 맵 큰 던전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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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보면 자유도 빼고 스카이림을 다 바르는줄 알겠네. 전투 도그마 >>>>>>스카이림 나머지 스카이림>>>>>>>>>>>>>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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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출시전에 도그마를 까고 있을때 조용히 뒤에서 보면서 이건 완전 내취향이다 라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발매되고 해보니 보통은 기대를 많이하면 실망하기 마련인데 이건 뭐 조금 기대한것도 아닌데 재미가 아주그냥......... 막상 욕먹던 DLC도 안사도 그만인것만 나오고............이제 그만 살만한 DLC 나오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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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 스카이림 >>>>>>> 도그마 전투: 도그마 >>>>>>>>>>>>>>>>>>>>>>>>>>>>>>>> 스카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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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리뷰하나에 얼마나 많은 개드립이있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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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보면 자유도 빼고 스카이림을 다 바르는줄 알겠네. 전투 도그마 >>>>>>스카이림 나머지 스카이림>>>>>>>>>>>>>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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