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그림 그리는 것도 아니면서, 타블렛을 쓰고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쓰던 기종이 뱀부 CTL-660으로, 한 3년쯤 잘 쓰다가 액정 타블렛 자작이 가능하다는 얘기에 괜히 삘이 꽂히더군요.

그래서 개조해 볼까- 하고 이것저것 자료 검색해 봤더니 이 모델은 개조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결론만 나와서 한 번 좌절. OTL

그러다가 자료 조사차 가입했던 액타 자작 동호회에서 좋은 조건으로 나온 중고 타블렛 (인튜오스 3 15인치)을 덥석 물게 됐습니다.

13.3인치 액정으로 제작하시던 분께서 이런저런 문제로 포기하고 내놓은 물건을 아주 싼 값에 인수받았습니다.

액정 나간 거 보이시죠?

15인치 LCD를 주문해 놓고, 액정 들어갈 공간 절단 시작.

흔하다는 드라멜 툴도 없어서 아크릴 소재 상판을 박스커터로 칼집내고 펜치로 뜯어내는 무식한 공정을 통해서 나름 깔끔하게 다 뚫은 것까진 좋았는데...

나중에 실제 LCD를 앉힐 때 여러 번 더 파내고 깎고 자르고 부러뜨리고를 반복해야 했다는 게 함정 .OTL;;

도착한 LCD를 가공합니다. LCD에 연결된 기판은 밖으로 젖혀버리고, LCD 광원 쪽에 붙은 얇은 철판은 칼질로 잘라 냅니다.

...네... 철판을 박스커터로 잘랐어요. OTL;;; 타블렛 기판 위에 금속재가 있으면 펜과 기판 사이에 통신이 안 돼서 금속 부분은 다 들어내야 합니다.

얇은 철판이라 칼로 금을 낸 다음에 가위로 자르니 잘려 나가네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안 보인다고, 모형 만들 때 쓰던 에칭 가위는 대체 어디 처박혀서 이럴 때 안 보이는지. -_-;

절단작업 후에 LCD에 이상 없는지 테스트.

IPS 15인치 패널 / 1400*1050 해상도라 시야각도 화질도 좋습니다.

철판 자르다가 광원 부분을 아예 빼버리는 사고를 쳤는데도 운 좋게 말짱하네요. 다른 분들은 LED 많이 해 드신다던데;

펜 위치와 커서가 일치하도록 위치 조정을 하고, 상판을 다시 조립합니다.

이 다음에 LCD 위에 보호용 아크릴판을 깔아 주고, 라인 테이프로 지저분한 이음매를 가려 준 다음에 아크릴판 위에 OHP 필름으로 보호지 장착.

펜자국 때문에 긁혀도 필름만 갈아 붙이면 되니까 편합니다.

그리고 작동 테스트. 일반 타블렛과는 사용 감이 아주 다른 게, 재미있네요.

p.s. 그리고 그동안 함께 한 CTL-660은 이제 지인에게 넘어갈 준비를...

20141031 15:44 / 오른쪽에 올라간 기념으로 가동 동영상 추가.

뭘 좀 그리는 영상을 올릴까 했는데 그냥 필압 확인 되는 정도로만 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