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말인 토요일을 빌어서 벼르고 벼르던 우미산에 다녀왔습니다.
남두님의 글을 보고 나도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 위치를 검색을 해보니
이럴수가! 저희 집하고 가까운게 아닙니까? 결국 갔다왔지요.
하지만 제가 다녀온 곳은 전남 우미산이 아니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우미산입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에 위치한 산으로 높이는 해발 747m 입니다.
높이 '자체는' 동네 뒷산 정도죠. 왜 '자체는' 인지는 아래에.
제가 중고등학교때는 산에 상당히 자주 갔었는데 대학교에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운동을 잘 안했더니 저질체력으로 엄청나게 힘들었습니다.......
혹시 너무 길다 싶으시면 아래쪽의 감상만 읽으셔도 되긴합니다.
우미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창 2번 버스를 타면됩니다.
아래는 우미산 산행지도.
저는 녹동서원에서 내려서 이 지도에 표시된 빨간 길대로 가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이때 시간이 11시쯤.
녹동서원은 임진왜란때 조선에 투항한 항왜 사야카 김충선을 모시고 있는 서원입니다.
이 서원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으로 갑니다.
시작부터 계단을 한참 올라가는 길이 이어집니다.
사실 이때부터 뭔가 안 좋은 예감은 들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일반 경사로 보다 계단이 훨씬 올라가는데 힘이듭니다.)
우미산은 정비가 잘 된 국립공원이나 도시의 산과는 달리 특별한 가이드 라인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산악회 등에서 단 리본을 잘 찾아가야 합니다. 이걸 안 보고 가면
갈림길에서 엉뚱한 길로 빠져서 돌아올 수 없게 됩니다.
올라가던 중 LP를 안 썼다는 치명적인 사실(!)을 깜박하고 도중에 스쿠페스를 했습니다.....
이런 곳에서도 LTE가 터지는 대한민국의 기술에 다시 한번 놀랐죠.
(호노키치로써 역시 메인은 허넠카로 되어있습니다.)
우미산으로 가기 위한 능선을 올라가는 길은 무시무시한 경사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스틱을 수직으로 두고 있는데 몇미터 앞의 나무의 중단 부분을 가리키고 있죠.
솔직히 말해서 순간 우미산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내려갈까...... 했었죠.
무지막지한 경사에 길을 찾기 힘들다는 점까지 합쳐서 피로도에 엄청난
마이너스 시너지를 일으키는 무시무시한 길입니다.
위의 지도에 표시된 602 봉우리까지 올라 왔습니다.
영상의 끝부분에 나오는 봉우리가 우미산 입니다.
저는 영상에 나오는 산들의 능선을 따라 계속 갑니다.
보시다시피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갈림길에서 최정상 억새라고 되있는 곳으로 갑니다.
(이 시점에서 이미 꽤나 지쳤습니다. 방금 언급한 심각한 경사의 길이
봉우리 넘어 능선으로 접어드니 그만한 경사를 오르락내리락 해야됩니다.....)
이런식으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이 자주 나옵니다.
중간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습니다.
(위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의 중간 정도)
토 나오는 경사도의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계속 가다보면
우미산행길의 최대의 볼거리라 할 수 있는 억새밭이 나옵니다.
가던 도중에 제 생에 처음으로 본 집게벌레(맞나?) 입니다.
억새밭을 따라가다 보면 끝날때 쯤에 알아보기 힘든 갈림길이 있는데
그때는 이 표지판을 찾으시면 됩니다.
(제가 이걸 못 찾아서 빅엿을 먹을뻔 했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이정표 지점까지 도착하면 드디어 처음으로
우미산이 적혀있는 표지판에 도달합니다.
(중요하니까 여러번 찍었습니다.)
이 이정표를 본 것 만으로도 피로가 약간 가신
느낌이 들게되는 훌륭한 버프 아이템이죠.
가면서 밤을 몇개 주웠습니다.
이제 이 갈림길이 능선에서 우미산으로 갈라지는 마지막 길입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이때까지의 능선을 타게됩니다.
물론 우미짱을 보러온 저에게는 오른쪽 길의 선택지따윈 없죠.
우미산으로 올라가는 길.
다시 말하지만 저는 스틱을 수평으로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능선쪽 길은 사람들이 그나마 자주 다니는 길이지만
굳이 우미산으로 오는 사람은 적기에 길이 험하면서
동시에 길에 수풀이 자라서 가리기에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리고........
드디어 산정 어택에 성공!!!!
정말로 이때는 피로가 싹 씻겨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미산 정상에 왔으니 이제 럽뽕(?)을 발산해야겠죠 ?
(해줄 수 있는게 이런거 밖에 없어서 미안하다아아아ㅇㅇ아아ㅏㅏㅏㅏㅏ앆)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미산은 등산로가 수풀이 자라나서 가려지게 될 정도로
사람들이 잘 찾아오지 않는 산입니다. 주말인 토요일에 제가 등산을 하면서
만난 사람이 열 몇 명 정도에요. 정말로 이곳에 오시면 별의별 짓을
다 하실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라던가
산 정상에서 솔저게임을 들어도 아무 지장 없습니다.
또 이런거 라던가
우미산 이지만 그렇다고 우미도 없고 우미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미를 불러도
아무 지장 없습니다. 정말로 사람이 안 와요.
산정 가챠 입니다!
결과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뿜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사실 우미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이 길은 사진을 찍을 만한 길이 못되요...........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길을 쉴만한 장소도 없이 끝없이 내려가야 합니다.
솔직히 내려가다가 몇번이나 미끄러져서 구르는줄 알았습니다.
해발 747m 높이의 정상에서 산 밑까지 내려오는게 1시간도 안 걸렸습니다.
다 내려왔을때가 5시 반 정도 였습니다.
중간에 쉰것과 럽뽕에 취한 시간을 빼면 약 6시간 정도 소요.
아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찍은 사진들.
이건 중간에 논에 물을 대는 장면인데 솔직히 감탄했습니다.
이런식으로 중간에 판자를 덧대서 살짝 올라온 물을 구멍을
통해 적정량을 논에 대고 있더군요.
이건 버스 타고 가다가 뿜은 장면.
이상입니다.
감상은 “너무 힘들다.........” 입니다.
위에도 말했듯이 등산로의 경사도는 엄청난데 거기에 그 길을 능선따라
오르락내리락 하여야하고 그렇다고 그 길을 찾기 편한 것도 아닙니다.
계속하여 산악회 등에서 붙인 리본표식을 찾아서 가야하죠.
그리고 사람이 자주 다니는 산이 아니라 길도 여러 사람이 이미
밟아 놓은 가기 좋은 길이 아니고 수풀이 우거져 찾기도 힘듭니다.
특히 우미산 정상에서 아래쪽으로 곧바로 내려가는 길의 난이도는
살인적이어서 정말로 이쪽 길로 오시는건 강력히 막고 싶습니다.
만약 달성 우미산에 오고 싶으신 분이 계신다면 우선
장비를 단단히 챙기시고 오셔야 합니다.
경장비로 오셨다가는 이노크가 “그런 장비로 괜찮은가?”
라고 들었을때 “괜찮아, 문제 없어” 의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단호하게 지금 가지고 계신 장비의
“가장 좋은 걸로 부탁해” 를 강요합니다.
배낭 (물,도시락,수건,보온용 잠바)
스틱 (2개를 추천)
챙모자
등산화+운동용 양말
장갑
정도가 기본이 되겠군요.
추천 루트는 백록동으로 올라가서 이정표에서 위쪽으로 가서
억새밭을 본 후 우미산정 어택을 실행한 후 올라온길을
다시 내려가서 백록동으로 내려가는걸 추천합니다.
이렇게 위에서는 계속 안 좋은 이야기만 했지만
사실 정말로 안 좋은 산은 아닙니다. (いまさら?)
길이 꽤 험하긴 하지만 경치는 상당히 좋고 (특히 억새밭은 최고)
혼자서 조용히 등산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에서는 혼자서 온갖 럽뽕에 취할수도 있죠.
등산을 어느정도 하셨다는 분이시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P.S.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럽라와 남두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P.S 2. 전남 우미산의 난이도는 혹시 어느정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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