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업무 및 루리웹일로 바쁘고 지친 하루였습니다.

먼저 루리웹의 글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왜 이리 판사님들이 많으신지요.

법조인들은 명확한 판례 이외에는 어느 정도 여지를 두어가면서 말을 합니다.

왜냐하면 사건이 비슷해보여도 사례마다 다른 결론이 나올 때가 많기 때문이죠.

모든 소송이 어느 쪽이 이기는 지를 명확하게 안다고 한다면, 왜 변호사가 필요하고 소송이 필요할까요?

소송만이 아니라 인생사를 살펴보면, 1+1 =2가 되는 것이 정답인 경우도 결과물이 3이 될 수도, 0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패소가 될 것 같은 사건도 조정이라는 제도로 인해서 서로 윈윈하는 경우도 많고요.

저도 고시 공부할 때는 다른 분들 처럼 주변에 사건이 터지면 판례를 들이대며 아주 결론을 내주며 잘난 척을 하였지요.

이렇게 되는 이유는 실무를 모르고, 그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편하게 보시는 대법원 판결들 중에는 당사자들이 정말 일생을 두고 싸워서 이뤄낸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도 40이 넘고 변호사로서 년차가 늘어갈수록 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동일해보이는 사건도 의뢰인들의 권익을 위해서 다른 각도로 보면서 최선을 다하게 되더군요.

왜냐하면 의뢰인에게 패소할 거라고 말씀드렸던 사건도 좋은 판결이 나올 때도 있고, 승소할 거라고 장담했던 사건도 패소하거나 금액이 깍일 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일에 있어서, 정신적인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라고 생각해서 법적으로 먼저 조치를 취할 수 있었지만 당사자들에게 사과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협의를 이루어보고 이것이 안될 때 결국 고소든 소송이든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잖아요.

그런데 어떤 분은 사과도 안하시고, 진심 없는 사과를 하시고 결국 저도 제 전문분야인 법이라는 것을 꺼내어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밤에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지금 마음 상태로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소를 해야겠지만(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내일 아침에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도리어 욕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100명이면 100명의 관점이 있는 것이니까 라고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프더군요. 특히 남의 아픔을 즐거워하시는 분들에게 실망이 가장 컸습니다. 그럴 때는 조용히 계시는 것이 인간적으로 보인다라고 충고드리고 싶습니다.

한편, 댓글 쓰신 분들 중에 마음에 두지 않았던 분인데도 쪽지나 글로써 저에게 사과를 하신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께 도리어 제가 죄송해졌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제 인생에 득이 된 것은 의뢰인들의 마음을 더욱 절실히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변호사로서 무감각해지던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의뢰인들의 아픔을 더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너무 감정적으로 되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부탁드리는 것은,오늘의 사건은 피해자이자 당사자인 저에게 맡겨두시고

여러분들의 본연의 즐거움인 파크라이4에 매진해주시기 바랍니다.

더이상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저의 입장을 옹호해주시거나 공격하시거나 불문하고 오늘의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을 삼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게임을 무지 좋아하는 변호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