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글은 단지 추측글로서 엘소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저 재미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용위주이므로 매우 딱딱합니다. 졸음유발
온라인게임의 역사는 넥슨에서 만든 '바람의 나라'가 생긴 1996년 4월 5일을 시작으로 본다.
그 이후로 많은 온라인게임이 흥망성쇠하며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2004년 6월 22일 온라인게임의 한 획을 그은 게임이 하나 등장하게 된다.
바로 마비노기이다.
지금은 게임이 플레이어들의 성향으로 전투노기로 변질된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마비노기의 슬로건은 '판타지 라이프(Fantasy Life)'였다. 환상의 세계, 즉 가상현실을 컴퓨터로 체험하는 상당히 실험적이고 상당히 파격적인 게임이었다.
당시 컨텐츠들이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방직을 위해 거미줄을 채집하거나
캠프파이어에 둘러 앉아서 떠들거나 캠프쉐어링을 하거나
서점에서 책을 사서 보거나 (마비노기의 서적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읽으면 빨려들어갈 정도. 스킬북같은 경우 예전에는 정독을 했어야 했다.)
다같이 키아던전에 가서 타이틀 따려고 골렘 잡으러 가거나
(제가 기억하는 한 게임에 타이틀이 있던 것도 이 게임이 최초였고 인스턴트 던전 방식도 이 게임이 최초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지식이 짧아서...;;)
음악회도 하고
그 이외에 장사도 하고, 요리도 하고, npc의 친밀도를 쌓아 물건 값을 깎고, 광물도 캐서 무기도 만들고, 낚시도 하고... 정말 여러 컨텐츠들이 있었다.
어찌보면 지금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게임도 아마 이 게임이 원조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잡설이지만 그만큼 마비노기는 절대 혼자 게임하면 안 된다. 그러면 반드시 필패하고 게임을 접게 된다.)
그런 마비노기의 특징점 중 하나가 바로 스킬이다.
마비노기의 스킬의 개념은 가상현실게임인 만큼 현실의 기술과 맥을 같이한다. 즉, 근본적인 개념은 '처음에는 잘 못하지만 여러 번 하면 잘하게 된다'이다.
처음에는 스킬 레벨이 연습이다. 그러다가 F->E->D->...->A->9->8->7->...->2->1->마스터 이런 식으로 레벨이 오른다.
마치 처음에는 도제처럼 배우다가 나중에 장인이 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스킬 수련방식이다.
또한 현실에는 '박학다식'이라는 말이 있다. 엘소드처럼 엘소드는 근접검술 한정, 레나는 궁술 한정, 아이샤는 마법 한정 이런 식이 아니라
누구나 배움의 뜻이 있다면 스킬을 익힐 수 있고, 또 이 스킬들도 노력만 한다면 마스터할 수 있다는 방식이다.
위의 예시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캐릭터인데 전투도 할 줄 알고, 마법도 할 줄 알고, 요리나 방직도 할 줄 알고, 인형도 다룰 줄 안다.
이러한 스킬트리는 당시에도 상당히 혁명적이었다. 당연히 직업을 처음에 정하고 그 직업의 컨셉에 맞는 스킬들이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마비노기는 진취적으로 내가 원하는 스킬을 골라담는 뷔페형식의 스킬트리였던 것이다.
<이렇게 좋은 스킬트리를 왜 유저들이 우려하는가?>
상당히 진보적인 사상의 스킬트리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스킬의 획득과 수련이 잔인하게 어렵기 때문이다.
1. 스킬의 수련
1-a. 반복노동
위 예시는 생활스킬 '방직'의 수련항목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쉽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상당히 난이도가 올라가고 횟수가 잔인하게 많아진다.
초보자일 때와는 달리 쉬운 재료로 만드는 항목은 아예 스킬수련에 포함되지 않는다. 재료도 구하기 어려운 최고급 자재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원재료를 구하기 위해 던전을 돌아야 하고, 결국엔 전투스킬도 올려야 하거나, 아는 사람에게 쩔을 받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1-b. 특정 아이템 획득
위 예시는 마법스킬 '메디테이션'의 수련항목이다. 이런 식으로 반복노동으로 수련이 되지 않고 아이템의 사용으로만 스킬의 수련이 가능한 스킬들이 여럿 있다.
그런데 위의 메디테이션의 경우에는 친밀도를 높여서 비밀상점을 열어야 하는데 이게 상당히 골치아프다. npc가 좋아하는 선물을 왕창 사서 하나 주고 말 걸고, 하나 주고 말 걸고
그러다가 npc가 귀찮아하는 것 같으면 나갔다가 시간 좀 흐르면 말걸고, 거의 무슨 연애 수준으로 힘들다.
위 예시는 음악스킬 '작곡'의 수련항목이다. 카루 숲 유적의 일반보상으로 랜덤으로 뜨는 '류트의 순정'을 읽으면 된다고 나온다.
말을 들으면 되게 쉬워보인다. 그러나 카루 숲 유적은 5층 던전으로 최소 1판당 플레이 시간이 약 20분이다.
그런데 확률은 잔인하게 낮다. 실제로 필자가 '류트의 순정'을 얻는 데 약 20판 정도 돌았다.
즉, 실질적인 시간만으로도 약 7시간을 계속 카루 숲 유적만 돌아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위 예시는 음악스킬 '작곡'의 수련항목이다. 마비노기만의 독창적인 시스템인 유물탐사를 해야한다.
1-c. 몬스터의 등급
마비노기는 몬스터에 등급이 있다. 마비노기는 스킬의 레벨이 오르면 스탯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환생을 하면서 스탯이 축적되면 그만큼 플레이어가 강하다는 뜻이므로 몬스터들의 등급이 낮아진다.
위 예시는 전투스킬 '파이널히트'의 수련항목이다.
예를 들어서 나는 궁수이기 때문에 궁술쪽에 스킬이 많은 대신 몬스터들의 등급이 높은 상태이다.
그 와중에 전투스킬을 시작하려고 해도 낮은 전투스킬(매우 약한, 약한을 잡을 수 있는 수준에 불과)에 높은 수준(매우 강한, 보스급)의 몬스터를 잡아야 스킬수련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넥슨에서는 20분 동안 몬스터의 등급이 낮아지는 포션을 캐시템으로 판다.
2. 스킬의 습득
이렇게 잔인한 스킬 수련방식에 걸맞게 스킬습득 또한 잔인하다.
2-a. 아이템 착용과 대화
가장 쉬운 난이도의 스킬습득방법이다. 칼을 집으면 요리스킬이 획득되는 거다.
2-b. 책 페이지 수집
위 예시는 마법스킬 '파이어볼'의 습득방법이다. 책의 페이지를 모으면 된다. 단, 순서대로 모아서 책에 저장해야 하며, 책 페이지의 유통기한은 6시간이다. 즉 6시간 안에 못 쓰면 그 페이지는 버려야 한다. 종이가 음식보다 유통기간이 짧은 것이다. 아울러 페이지를 순서대로 모아야 하기 때문에 미리 뒷페이지를 모은 것은 의미가 없으며, 10페이지처럼 4인 전용 던전에서만 확률적으로 드랍하는 페이지가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은 인맥이 없으면 플레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게임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넥슨에서는 유효기간이 지난 책페이지를 영구적으로 돌리는 아이템을 캐시템으로 판다.
<잊지마. 돈슨의 역습은 두 번 분다>
2-c. 수업과 스킬북
마비노기에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판타지라이프의 흔적으로 티르 코 네일에서 레이널드와 라사에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수업료를 내고 수업을 들으면 기초스킬들인 스매시, 카운터어택, 디펜스, 아이스볼트, 파이어볼트, 라이트닝볼트, 힐링을 배울 수 있다. 굳이 시간이 아깝다면 비싸지만 스킬북을 사서 한번에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2-d. 퀘스트 수행
현재 엘소드의 스킬습득 방식은 퀘스트 수행이다(카밀라의 비전서). 엘소드는 그저 던전 몇 번 뺑뺑이 돌면 어느 순간 클리어가 되어있다. 그러나 마비노기는 그렇지 않다.
다음 예시는 전투스킬 '파이널히트'의 습득방법이다.
문제는 3번부터이다. 일단 카이피 협곡 해 문양 근처에서 탐사 액션을 통해 발견하는 쌍검 전사 석상을 스케치한다.
여기의 해 문양에 랜덤하게 석상이 나온다. 까딱 잘 못하면 석상이 나왔는데 유물리셋타임이 되어 석상이 나오자마자 사라진다. 이 때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해야한다.
5번은 이렇게 하는 거다. 일단 마비노기 게임어바웃이라는 사이트에서 에린의 날씨를 체크한다.
번개가 치는 날이 올 때 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러다가 어느 날 번개 치는 날이 온다.
날씨가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 때문에 날씨가 바뀌기 전에 석상을 찾아야한다. 한마디로 타임리미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계속 석상이 안 나오면 계속 조바심이 난다.
이건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이렇게 나열한 것은 전부 한 가지 의견에 귀결된다. 바로 이렇게 좋은 스킬트리를 왜 유저들이 우려하는가?이다.
차라리 마비노기처럼 되느니 이지선다를 하겠다는 말이 빈 말이 아니다.
<그러면 왜 필자는 엘소드가 마비노기처럼 스킬트리가 바뀔거라고 추측하는가?>
上편에서 한 말이 기억나는가? 한 번 베끼면 두 번 베끼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다.
그 말은 다시 말해서 엘소드가 마비노기를 베낀 적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잡설 음모론>
엘소드에서 던전을 돌 때 오른쪽 아래의 작은 tip이 나온다. 여기의 tip에 이런 내용이 있다.
'각 필드에는 몬스터가 출현하지 않으면서 조경이 아름다운 장소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세요'
이지선다에 이어 희대의 발패치라고 불리는 필드화에 대한 현재 설명이 이거다.
아시다시피 엘소드는 처음에 클릭소드라고 했을 정도로 인스턴트 던전에 치중한 게임이었다. 주위 환경이나 이런 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었다.
아무래도 필드화가 되면서 해당지역으로 가는 것이 매우 불편해졌다. 빨리 가려면 익스프레스 티켓을 이용하여 가야하기 때문에 이전에 들지 않던 ED도 소모가 될 뿐더러 렉은 덤이다.
<물약 사러 차차부크에게 가랴, 무기 수리하러 토마에게 가랴 매우 불편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 번거로운 상황에서 현실감이나 가상현실에 있다는 착각을 느끼지 않는다. 단지 번거로울 뿐이다>
그리고 엘소드의 필드와 마비노기의 필드를 비교해보자.
<그래도 하멜이나 페이타는 건질 만 하다>
솔직히 이 정도는 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어찌보면 마비노기가 처음부터 가상현실을 목적으로 한 게임이었기에 가능한 것일 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다. 엘소드는 절대 마비노기처럼 될 수 없다. 물론 역으로도 마비노기가 엘소드처럼 될 수도 없는 거다. 그냥 서로 다른 거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필드화가 나올 때 저렇게 될 줄 알았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지 모르겠다.
마치며
글을 마무리하며 上편보다 질이 떨어진 것 같음에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이 점에서는 독자에게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솔직히 다 쓰고나서 말하지만 필자는 이 추측글이 완전히 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하이퍼액티브 개방 스킬퀘스트도 힘들다고 캐시 지르는 유저들도 많이 있다.
그러한 유저들에게 마비노기와 같은 하드코어한 방식의 스킬 습득과 수련방식을 주어준다면 많은 유저들이 어떻게 될 지는 상상하기 싫다.
새로운 방식의 스킬수련이라면 기존의 방식도 아니고, 마비노기의 방식도 아니고 2015년 엘소드 독자적 방식의 스킬수련이었으면 싶다는 말을 남기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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